연휴 마지막 날, 아침먹고 밍기적거리던 우리 식구들은 오랜만에 탁구를 하기로 했다. 마땅히 놓을 장소가 사라져버린 탁구대는 한동안 우리 식구들에게 외면받아 왔었다. 탁구대에 쌓인 먼지를 닦고 네트를 설치하려는데 아뿔사, 전에 다른 집에 빌려주곤 아직 돌려받지 않았다. 아쉬운대로 아버지가 구해온 철판을 네트 대신 올려두었다.
아부지와 어무이가 한 팀, 나와 내 동생이 한 팀을 이루고 복식 경기를 펼쳤다. 당연히 우리 팀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 동생이 아버지의 말빨에 한순간 불타올라버리더니 계속 실수를 하고 말았다. 게다가 '동사무소 탁구 교실'에서 기본기를 제대로 배우신 어머니의 선전으로 우리 팀은 아쉽게 지고 말았다.
이후로 복식은 물론 '온 식구 리그전'도 펼쳤는데 내 동생은 0.1톤의 몸무게 압박에 후반에 지치기 시작했고, 역시나 가장 팔팔한 내가 우승했다. 곧 산파를 불러야할 것 같은 체구의 아부지는 땀을 비오듯 흘리시면서도 연신 "시네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으셨고, 어무이 역시 탄탄한 기본기에 충실하셨지만 기본기에서 그치고 말았다.
어쨌거나 어제 탁구 대회의 MVP는 단연 우리 어무이다. 그야말로 히로인!
이름하야, "여.왕.님.탁.구."
동생과 나는 지하 주차장을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흘린 공을 주워오기에 바빴고, 틈틈이 집에서 물을 공수해오기도 했다. 아부지 역시 차 밑에 들어간 공을 입으로 불어 꺼내시기도 했고, 창고로 넘어간 공을 꺼내기 위해서 온갖 잡동사니를 걷어 내기도 하셨다.
우리 어무이, 탁구대 앞에서 기본 자세를 잡으시면 절대 흐트러짐이 없었다. 공이 떨어지면 어무이는 자세 잡고, 아부지가 주우셨다. 공이 옆으로 비껴 떨어지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시던 그 눈빛,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왠지 그 공을 내가 주워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을 지워주시던 그 강렬한 포.쓰. 그 흔들림없는 자태, 우아한 고집과 신념이 깃든 도도함은 가히 다른 식구들을 압도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한바탕 웃으며 땀을 흘리고 나니 우리 가족이 조금 더 끈적해진 느낌이었다. 송편보다 달콤하고, 쇠고기국보다 구수했던 그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아부지와 어무이가 한 팀, 나와 내 동생이 한 팀을 이루고 복식 경기를 펼쳤다. 당연히 우리 팀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 동생이 아버지의 말빨에 한순간 불타올라버리더니 계속 실수를 하고 말았다. 게다가 '동사무소 탁구 교실'에서 기본기를 제대로 배우신 어머니의 선전으로 우리 팀은 아쉽게 지고 말았다.
이후로 복식은 물론 '온 식구 리그전'도 펼쳤는데 내 동생은 0.1톤의 몸무게 압박에 후반에 지치기 시작했고, 역시나 가장 팔팔한 내가 우승했다. 곧 산파를 불러야할 것 같은 체구의 아부지는 땀을 비오듯 흘리시면서도 연신 "시네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으셨고, 어무이 역시 탄탄한 기본기에 충실하셨지만 기본기에서 그치고 말았다.
어쨌거나 어제 탁구 대회의 MVP는 단연 우리 어무이다. 그야말로 히로인!
이름하야, "여.왕.님.탁.구."
동생과 나는 지하 주차장을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흘린 공을 주워오기에 바빴고, 틈틈이 집에서 물을 공수해오기도 했다. 아부지 역시 차 밑에 들어간 공을 입으로 불어 꺼내시기도 했고, 창고로 넘어간 공을 꺼내기 위해서 온갖 잡동사니를 걷어 내기도 하셨다.
우리 어무이, 탁구대 앞에서 기본 자세를 잡으시면 절대 흐트러짐이 없었다. 공이 떨어지면 어무이는 자세 잡고, 아부지가 주우셨다. 공이 옆으로 비껴 떨어지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시던 그 눈빛,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왠지 그 공을 내가 주워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을 지워주시던 그 강렬한 포.쓰. 그 흔들림없는 자태, 우아한 고집과 신념이 깃든 도도함은 가히 다른 식구들을 압도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한바탕 웃으며 땀을 흘리고 나니 우리 가족이 조금 더 끈적해진 느낌이었다. 송편보다 달콤하고, 쇠고기국보다 구수했던 그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