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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고통의 산맥 위에서 새 바람이 되리라






먼 동이 틀 무렵에야 겨우 몸을 눕혔던 나는 자꾸만 감기는 눈을 억지로 부릅뜨고 학교를 향했다. 강의를 듣고, 혼자 점심을 먹고, 혼자 담배 한 대를 피우고, 혼자 도서관에 갔다.

해는 아직 떨어지지 않았고, 하루가 참 길다고 생각했다.

해가 지고 땅거미가 슬그머니 내려올 무렵, 빵과 우유로 간단히 허기를 면하고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발표 준비를 했다. 사방이 캄캄해진 뒤에야 학교를 빠져나와 지친 사람들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집에 오는 전철을 탔다.

하루가 너무 짧았다. 벌써 오늘 하루가 지나갔다는 생각에 조금 허무한 생각마저 들었다.

집으로 향하는 비탈길을 오를 때였다.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불어왔다. 기분좋은 선선함보다 서글픈 스산함에 살짝 소름이 돋으려는 바로 그 때, 내 이어폰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MP3 플레이어에 넣어둔지 며칠이 지난 노래였고, 그 동안 여러 번 들었던 노래였는데 오늘은 참 다르게 들렸다. 마디마디가 맺혀왔고, 가사가 선명하게 들렸다.

두 번인가 세 번쯤 반복 버튼을 눌렀다.
어느새 가사 한 구절을 소리내어 부르고 있었다.


이젠 바람이 무섭지 않다...




+ 집에 오자마자 앨범부터 찾아봤다. 아! 한영애 4집 "불어오라 바람아"는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앨범이었다. 이병우가 기타를 쳤고, 김광민과 정원영이 키보드를 맡았다. 이 노래 "불어오라 바람아"는 이병우 작곡, 한영애 작사... 또 한 번의 기쁨이었다. 처음 이병우의 "새"를 들었던 그 느낌.. 후아... (이 느낌을 좀 오래 즐기고 싶어서 "자동재생"해놨습니다. Esc누르신 분들껜 죄송 ^^;)

+ 한영애 4집 "불어오라 바람아" 전곡 듣기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