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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아이고! 시어머님, 어쩌면 좋아요... ㅜ_ㅜ

어이려뇨 어이려뇨 싀어마님 어이려뇨
쇼대 남진의 밥을 담다가 놋쥬걱 잘늘 부르쳐시니 이를 어이하려뇨 싀어마님아
     져 아기 하 걱정 마스라
우리도 져머신 제 만히 것거 보왓노라


<현대어 풀이>
어찌해요 어찌해요 시어머님 어찌해요
샛서방의 밥을 담다가 놋주걱 댕강 부러뜨렸으니 이를 어찌해요 시어머님
     아가 걱정 말아라
우리도 젊었을 제 많이 꺾어 보았노라


그 무서운 시어머니도 이 때만큼은 며느리 편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자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안다고, 아무리 미운 며느리지만 자신의 옛 모습을 기억나게 하는 며느리는 너그러이 용서해 주는가보다.

일한답시고 집안 일에는 신경도 안쓰고, 허구헌날 술주정에, 기껏 일찍 들어오는 날에는 밥투정인 남편. 그렇다고 밤 중에 은근히 솟아나는 부인의 욕망을 채워줄 형편도 못되는 남편. 이런 남편과 살다보니 샛서방과의 정분이야 오죽 각별했으랴.

꼴도 보기 싫은 남편 밥이야 '그까이 꺼, 대~충' 담아주면 되지만, 정분난 샛서방 밥은 그렇게 담을 수 있나.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모아서 한 톨이라도 더 담아주려고 꾸욱~꾹 눌러담다보니 오래된 놋주걱, 댕강. 부러질 수 밖에.

그나저나, 이 집안 여자들 대대손손(!) 샛서방이랑 정분난걸 보면 본서방들이 대대손손 집안 돌아가는 사정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던 사내들이었는갑다.

문학은 어떤 극악한 죄인도 단죄로부터 구해낼 수 있다.
문학은 어떠한 신화적 영웅도 신화적 존재로 남겨두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