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따땃~해지고 있다. 거의 매일 양복 정장을 차려입고 학교를 가는데 여름에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서 반팔 티 몇 개를 사두었다. 오늘 학교갈 때 그 중의 하나를 입고 여름용 양복 바지와 윗도리를 입고 갔다.
상큼한 하늘색 세로 줄무늬가 시원스럽게 어울린 반팔 티셔츠. 흐뭇해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이것으로 이제 나는 또 한 번 녀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겠구나...라며 상상하면서.
뜨거운 환호를 받긴 받았다.
열광적으로, 미친듯이 말하긴 했다.
"선생님, 아저씨같아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수업을 조금 하는데....)
"오늘 학교 끝나고 뭐하세요?"
"너희들 가르치려면 나도 공부해야지. 근데 갑자기 그건 왜?"
"아니 뭐 그냥.. 골프 약속이라도 있으신가 해서요. 우할할할"
(....다시 한 번 심호흡을 깊게 하고 수업을 하는데....)
"배에 힘빼셔도 됩니다."
(....참을 인 자 3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생각을 백 번 되뇌이고 있던 와중에...)
"와, 선생님, 어좁이다, 어좁이!"
"(순간 덮쳐오는 불안감) 그,그게 뭐냐?"
"어깨 좁은 사람이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괜찮아. 난 마음이 넓거든."
"(피식.하더니) 마음이 넓으면 뭐해요, 어깨가 좁은데. 푸하핫"
신임교사 시절의 별명이 "조인성"이었는데 1년 만에 "옥동자"가 되었다는
어느 선생님의 안타까운 사연이 남의 일 같지 않더라. OTL..
학교종이 땡땡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