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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고맙습니다

2004년 겨울, 끄루또이님의 블로그를 통해 [덧글 1개에 100원씩] 불우이웃성금을 내자는 글을 봤습니다. 2005년 겨울, [덧글당 100원 적립 <시즌2>]를 보면서 결국 마음만 먹은 채 또 한 해를 보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는 제게 여러가지로 의미 있는 해였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의미있는 매듭을 짓고 싶었는데 문득 덧글 적립이 생각나더군요. 사회로의 첫 출발을 준비하며 이런저런 일들로 정신이 없었지만 꾸준히 방문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여전히 죽지않고, 즐겁게 블로그를 꾸려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 일 년동안의 삶을 찬찬히 돌아보는 데에는 블로그만한 것이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올 한 해 제 블로그에는 총 964개의 덧글이 달렸습니다(2006년 12월 22일 현재). 한 개당 백원씩 계산하니 96,400원이네요. 이 돈은 자전거 동호회 카페에서 알게 된 아연이에게 보냈습니다.

아연이는 아주 희귀한 병을 앓고 있는 3살난 여자 아이입니다. 아버지는 의사들이 병이 유전되지 않는다고 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병은 유전되었습니다. 아연이 아빠는 25살, 엄마는 22살입니다. 저보다 어린 분들입니다. 아연이 아빠는 한 때 자살하려고도 생각했지만 아연이를 위해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연이 아빠는 아픈 몸을 이끌고 자전거 여행을 합니다. 크리스마스에 출발해서 정동진에서 일출을 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저에게도 자전거, 크리스마스, 정동진... 모두 잊지못할, 잊지 말아야할 소중한 기억을 담고 있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주저없이 아연이 아빠에게 댓글 적립금을 보냈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좋은 기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송금을 하고 후회하면 어쩌나, 아까워하면 어쩌나 내심 불안했는데 이렇게 기분좋은 일인줄 새삼 깨닫습니다. 다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