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썸네일형 리스트형 I was meant to lead the revolution, not teach gyuhang.net에 올라온 그림엽서 한 장. 올해 고3 담임을 맡게 되었다.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게 될 한 해가 될 것 같다. 우리 반 아이들에 대한 것은 물론, 나 자신에 대해서도. 「학교와 계급재생산」 을 교재로 개설되었던 교직 과목을 이수할 때만 해도 내가 교사가 될 줄은 몰랐었다. 그리고 벌써 5년차. 뜻하지 않은 부대낌 속에서 여전히 갈등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이 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등학교에서, 입시라는 거대한 욕망의 코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올해의 끝자락에서는 조그마한 실마리라도 찾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지난 월요일부터 열흘간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그 반 담임 선생님의 개인 사정으로 같은 부서인 내가 잠시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정식 담임이 아닌데도 생각보다 훨씬 마음이 쓰인다. 반 아이 중에 한 명이 이틀 동안 무단결석을 하더니 오늘 오전에 스르륵 교무실에 나타났다.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가슴도 먹먹해지더라. 아버지의 술주정 때문에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단다. 어머니는 보험설계사로 일하시는데 직장암 3기... 수술은 했는데 여전히 힘들어 하시고 가정 형편은 말할 것도 없이 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상태. 무엇보다 가슴 아픈건 이 아이가 학교를 나오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친구 문제 때문이라는 점이다. 수업도 들어가지 않는 반이라 어떤 아이인지 잘 모르겠지.. 사람과 사람 사이 새학기가 시작되었고 나는 이제 정식 교사로 교육청에 등록되었다.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는 듯 하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여전히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도 변함이 없다. '정교사가 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나이 한 살 더먹었으니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라며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었는데 상황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사회생활의 어려움이란 이런 것들 때문이었을까. 내가 워낙 소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교사라는 직업은 나에게 참 어울리는 직업이자 즐거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나 홀로 학생들과 만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모로 피곤한 일들이 생기고 있다. 몇 안되는 사람들이 수없이 얽혀있는 이 공간에서 나는 어떻게 자리매김해야할까.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수업의 법칙 수업준비를 열심히 해가는 날에는 50분이 후딱 간다. 수업준비를 덜 해가는 날에는 5분이 1시간 같다. 슬쩍 던진 농담에 아이들이 깔깔거리면 신이 난다. 웃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을 때면 진이 빠진다. 기분 좋은 날엔 막 나가는 농담도 그닥 거슬리지 않는다. 기분 나쁜 날엔 아무 말도 아닌데 귀에 박힌다. 3학년 녀석들이야 이젠 능구렁이들이라서 수업 자체에 대한 큰 부담은 없다. 수능 언어영역에 대한 압박이 훨씬 거대하긴 하지만 그건 비단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니까. 문제는 1학년 수업이다. 교사용 지도서의 안내만으로는 활동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하기가 벅차고, 막상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작은 활동 하나에도 큰 용기(!)와 적지않은 준비가 필요하다. 졸고 있는 녀석들을 향해 "내 수업이 재미없냐?"라고 물.. 사회초년생의 고민 내가 직장에 다닌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시간 참 빠르게 지나간다. 첫 출근날의 설레임과 긴장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그 곳에서의 낯선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노라면 때로 신기할 때가 있다. "사회"라는 곳, "세상"이라는 곳에 첫발을 내딛은 내게 있어 "관계"라는건 거의 화두에 가깝다. 이제까지는 내가 남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어떤 사람으로 보일지 짐작해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설혹 오해가 생기거나 무언가 문제가 생기더라도 충분히 내 능력의 범위 안에서 조정해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저녁,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할 일이 생겼다. "이제 갓 들어온 막내"가 숱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 공식적인 나의 임무 관련글 : 임무 학교에서 갈등론과 기능론을 배우면서 "도대체 내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 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올 한 해, 아마도 나를 가장 끈질기게 괴롭히는 고민이 될 것 같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