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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선생님, 질문있어요! 우리 부모님은 어린 나를 학교에 보내시면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차 조심해라."라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다. 착한(!) 나는 부모님의 말씀을 실천에 옮겼고 선생님들의 말씀을 잘 "듣기만"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그 버릇은 여전했고 정말 골치를 썩이는 문제가 아니면 선생님께 질문하는 일은 드물었다. (공부 잘하는 반장과 몇 명의 친구들을 귀찮게 했을 뿐;;;) 내일 1교시가 문학 시험이다보니 하루 종일 녀석들이 질문 공세를 퍼붓고 있다. 평소에는 수업 관련 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고 "몇 살이에요?" "키는 얼마에요?" 등 쓸데없이 가슴아픈 질문만 던지는 녀석들이 시험이 다가오면 미친듯이 질문을 해댄다.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 야자 시간에 질문하는 학생들의 99%는 여학생들이다. 아주 간단한 질문부터 나..
날카로운 첫 질문의 추억 학생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학생은 갔습니다. 푸른 칠판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운동장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눈빛은 차디찬 냉소가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질문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여학생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학생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질문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고민에 터집니다. 그러나 질문을 난해함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무지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교사는 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