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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정통부, 보자보자하니까 보자기로 보이나...

인터넷 종량제가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 KT와 하나로의 입장은 확정된 것 같고, 정보통신부 역시 그들의 입장에 수긍하고 지원할 태세다. "쓰는만큼 돈내면 되는" 인터넷 종량제가 오히려 더 평등하다는 소리를 짖어대는 그들은 이미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작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잘 구성된 인터넷 인프라"를 통해서 "전국의 학생들이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EBS 인터넷 강의"를 "가열차게!" 준비했다. TV광고도 뻔지르르하게 내보냈다.

이제 인터넷 종량제가 실시되면, 결국 "돈 있는 집안의 자제분들"은 더욱 많은 혜택을 누리고, "돈 없는 집 자식들"은 인터넷과는 이별하거나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용하겠지.

나는 지금 교원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데 앞으로 인터넷 종량제가 시행되면 인터넷 강의 같은 걸 집에서 들을 생각은 없다.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받아온 여러 인터넷 강의는 이제 "돈"에 구애받게 되었다.

인터넷 종량제 실시가 확정되면, 금연보다 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금인터넷"을 해야할테고, 학교 도서관이나 PC실에서 자리다툼하느라 매일 전쟁하다시피 해야하겠지. 그나저나 1년이면 졸업인데, 어디가서 인터넷하나... 종량제 되면 블로그는 커녕 메일도 관두고, "나 인터넷 끊었으니 휴대폰으로 연락하세요"라고 외쳐야할까?

스터디 모임 등에서 사용할 각종 프린트물을 메일로 보냈다간 상대방에게 욕만 엄청 먹겠지. "아니, 이 사람아! 그거 받으면 돈 나가는거 몰라?! 종이로 뽑아서 줘!"

어쩌면 90년대 중후반, 윈도 3.1에서 트럼펫 윈소켓을 깔고, 모뎀으로 PPP연결시켜서 넷스케이프로 웹사이트를 둘러보던 "그 때 그 상황"이 재현될지도 모르겠군. 이것도 복고 열풍? 쳇.

그래, "있는" 사람들에겐 나의 이런 걱정도 하찮은 기우에 불과하겠지만, 당장 내후년이면 내 밥벌이는 내가 해야하는 상황에서 인터넷 종량제는 치명타가 될 게 뻔하다. 결국 나의 선택은 둘 중의 하나겠지. 돈을 많이 벌거나, 인터넷 접속을 그만두거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건 때로 너무 무섭다.
이제 곧 독립해야할, 나 같은 예비 사회초년생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인터넷 종량제 반대 서명하기]




+ 참고 : 인터넷 종량제의 문제점과 해결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