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실습 2주째로 접어든 지금, 나는 많은 근심과 열정가득한 설레임을 동시에 느끼는 미묘한 감정상태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달라진 요즘 학생들을 만나보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게다가 학생이 아닌, 교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학교는 나에게 또다른 시각을 제공해준다.
학교 비리...
내가 실습을 나가는 학교는 사립 고등학교이다. 신뢰할만한 분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 학교는 "최소한" 재단 운영은 투명하다고 한다. 낼름 먹어버릴만큼 재단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학교에도 투자를 잘 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 쪽에서 큰 잡음은 없었다고 한다. 물론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그러나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교사 비리는 이 곳에도 왕왕 있었고, 얼마전에도 그런 소문이 돌아서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돈을 얼마 주면 시험 문제를 몇 문제 얻을 수 있다는 둥, 뭐 그렇고 그런 문제들 말이다.
실습을 하면서 가슴으로부터 자긍심을 느끼고, 당당하게 생활하시는 선생님들과 하루하루 시간때우기에 급급한 선생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학력 수준...
내 몇 년 후배들은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는데, 요즘 학생들에겐 아예 "학력"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울리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오늘 나는 고등학교 1학년 국어 첫 수업을 했다. 판서해준 내용의 1/3도 제대로 필기하지 못하는(필기하는 요령도 모른다) 학생들이 본문을 얼마나 이해했을지는 의문이다. 7차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학습활동이 본문 이해에 가로막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느낌은 안타깝기 서울역에 그지없었다.
학급 생활 분위기...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 게임 세대이다. 이들은 함께 어울려 놀기보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써클 활동도 저조하고, 문예부는 지원 학생이 없어 아예 사라져 버렸다. 수업 시간에 자다가 선생님께 지적당하면 선생님 얼굴을 멀끔히 쳐다본다. 숙제를 해오지 않으면 혼내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전혀 무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습 첫 날, 예전의 담임 선생님께 물었다.
"요즘 애들, 저희 때보다 더 말 안듣죠?"
"말 안듣지. 그런데 너희 때랑은 비교하면 안돼. 너희는 너희고, 요즘 애들은 또 그만큼 변했으니까. 세월이 흘렀잖냐."
일주일쯤 지나서 이제 겨우 그들보다 10살쯤 더 먹은 내가 "요즘 애들이란..."생각을 하다가 문득,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50대 후반의 그 선생님께선 늘 달라지고, 새로워지는 학생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셨지만, 나는 내 눈높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한 마디로 "개념이 없다". 분위기 파악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밝히고, 언제나 밝은 모습이다. 선생님의 큰 목소리에 기죽지 않고,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따를 줄 안다.
공교육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제는 교실붕괴를 넘어 학교붕괴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런 판국에 교사가 되겠다는 건 어리석은 짓 아니냐는 비아냥섞인 농담도 들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는 여전히 학교에는 학생들이 있고, 선생님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2주 동안의 체험이지만, 생생한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저하, 생활 방식의 변화를 걱정하는 선생님들이 많지만, 걱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공교육이 문제라는 분들을 만나면 당당하게 한 마디 해주고 싶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분들이 있습니까? 여러분은 학교를 믿고 있습니까? 학부모조차 믿지 않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요즘 애들 문제라는 말, 요즘 교육이 문제라는 말은 곧,
요즘 어른들이 문제라는 말과 같다.
+덧: 그건 그렇고, XX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아! 제발 국어 시간에 졸지 마라! 선생님 목 터질뻔 했다! ㅜ_ㅜ
학교 비리...
내가 실습을 나가는 학교는 사립 고등학교이다. 신뢰할만한 분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 학교는 "최소한" 재단 운영은 투명하다고 한다. 낼름 먹어버릴만큼 재단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학교에도 투자를 잘 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 쪽에서 큰 잡음은 없었다고 한다. 물론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그러나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교사 비리는 이 곳에도 왕왕 있었고, 얼마전에도 그런 소문이 돌아서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돈을 얼마 주면 시험 문제를 몇 문제 얻을 수 있다는 둥, 뭐 그렇고 그런 문제들 말이다.
실습을 하면서 가슴으로부터 자긍심을 느끼고, 당당하게 생활하시는 선생님들과 하루하루 시간때우기에 급급한 선생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학력 수준...
내 몇 년 후배들은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는데, 요즘 학생들에겐 아예 "학력"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울리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오늘 나는 고등학교 1학년 국어 첫 수업을 했다. 판서해준 내용의 1/3도 제대로 필기하지 못하는(필기하는 요령도 모른다) 학생들이 본문을 얼마나 이해했을지는 의문이다. 7차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학습활동이 본문 이해에 가로막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느낌은 안타깝기 서울역에 그지없었다.
학급 생활 분위기...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 게임 세대이다. 이들은 함께 어울려 놀기보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써클 활동도 저조하고, 문예부는 지원 학생이 없어 아예 사라져 버렸다. 수업 시간에 자다가 선생님께 지적당하면 선생님 얼굴을 멀끔히 쳐다본다. 숙제를 해오지 않으면 혼내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전혀 무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습 첫 날, 예전의 담임 선생님께 물었다.
"요즘 애들, 저희 때보다 더 말 안듣죠?"
"말 안듣지. 그런데 너희 때랑은 비교하면 안돼. 너희는 너희고, 요즘 애들은 또 그만큼 변했으니까. 세월이 흘렀잖냐."
일주일쯤 지나서 이제 겨우 그들보다 10살쯤 더 먹은 내가 "요즘 애들이란..."생각을 하다가 문득,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50대 후반의 그 선생님께선 늘 달라지고, 새로워지는 학생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셨지만, 나는 내 눈높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한 마디로 "개념이 없다". 분위기 파악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밝히고, 언제나 밝은 모습이다. 선생님의 큰 목소리에 기죽지 않고,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따를 줄 안다.
공교육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제는 교실붕괴를 넘어 학교붕괴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런 판국에 교사가 되겠다는 건 어리석은 짓 아니냐는 비아냥섞인 농담도 들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는 여전히 학교에는 학생들이 있고, 선생님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2주 동안의 체험이지만, 생생한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저하, 생활 방식의 변화를 걱정하는 선생님들이 많지만, 걱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공교육이 문제라는 분들을 만나면 당당하게 한 마디 해주고 싶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분들이 있습니까? 여러분은 학교를 믿고 있습니까? 학부모조차 믿지 않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요즘 애들 문제라는 말, 요즘 교육이 문제라는 말은 곧,
요즘 어른들이 문제라는 말과 같다.
+덧: 그건 그렇고, XX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아! 제발 국어 시간에 졸지 마라! 선생님 목 터질뻔 했다! ㅜ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