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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내 생각만 했다. 네 생각도 하련다.

그러고보니 나는 언제나 내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아니 내 생각만 한다. 그러다 오늘 문득 그 사진을 보고서야 네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걸 알았다.

이제껏 살면서 별 다른 어려움없이 순탄한 인생이었다. 그래서 내가 마음먹은대로 이루어왔고, 그렇게 살아왔다. 사람도, 사랑도 그렇게 해왔던 것 같다. 처음으로 내 마음처럼 되지 않았을 때 나는 미쳤었지. 여전히 그 버릇을 못버렸나보다. 난 여전히 내 생각만 했다.

요즘들어 부쩍 '그 애가 아닌 너를 선택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망상에 빠져들곤 한다. 하마터면 엊그제 만났을 때 큰 일 낼 뻔 했다. 안하길 백 번 잘했다는 생각이다.

사람 마음 참 기묘하구나.

어쨌든 난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고, 너 역시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다. 내 욕심이 자꾸 그걸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고보면 나도 참 줏대없는 놈이다. 외롭다는 핑계로 여기 저기 쑤시고 다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바람기 테스트'를 했을 때 나왔던 결과가 요즘의 나에겐 꽤나 들어맞고 있어서 걱정이다. 건실한 가장의 전형이 될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말이지.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네 말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돈다. '부모 같고 자식 같다'던 그 사람은?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내가 애인이 된다면?

더운 여름, 뇌세포가 조금 녹은 것 같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