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옛 사설시조는 서민들의 다양한 삶의 면면을 풍부하게 그려낸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정서인 해학은 때로 삶의 고단한 풍경마저 한바탕 웃어제낄 수 있는 넉넉함을 지니고 있어서 그 맛이 더하다.
오늘 본 사설시조 중에 중고등학교 18종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댁들에 동난지이~"로 시작하는 작품은 "장시치-여인네 문답 형식"을 갖춘 일련의 사설시조君에 속하는 작품이다. 우선 그 작품부터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아마 한번쯤 눈에 익은 작품이리라.
이 사설시조의 내용은 게젓을 파는 장수와 여인네의 대화이다. 게장수는 장황하게 게젓을 설명하고, 여인네는 마지막에 '그리 거북하게 할 거 없이 게젓이라 하면 되잖냐'는 대화가 이 시조의 전부이다.
이 시조는 18종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고, 대부분의 해설서나 참고서에서 "현학적 어휘를 구사하는 게젓 장수의 허위 의식에 대한 빈정거림"이 이 시조의 주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김흥규 선생님의 해석에 따르면 이는 잘못된 설명이며 이 시조는 적나라한 말장난을 다룬 시조이다.
자, 과연 어느 부분이 "적나라한 말장난"일까? 상상력을 조금 발동시키고 소리내어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므흣~한 표정을 짓게 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게.젓.) 그리고 더하자면 (물.건.) 긁으면 해답 등장.
아직도 이해가 안되신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소리내어" 읽어보시라. 'ㅔ'는 'ㅐ'로, 'ㅓ'는 'ㅗ'로 읽어도 비슷한 소리가 나지 않는가?!! ('개좆'이 된다는 말씀)^^*
결국 저 장수는 게젓을 팔긴 팔아야 겠는데 "게젓 사슈~"라고 외치려니 "ㄱㅈ 사슈~"라고 외치는 듯 하여 저리도 장황히 설명한 것이다. 그러자 조선의 아낙네, 우리들의 아줌마! 당당히 외친다. "게젓(=ㄱㅈ)을 게젓이라 하지 왠 말이 그리 많아~" 초장부터 "네 물건 그게 도대체 뭐냐?"라고 하더니 "알고보니 ㄱㅈ이구만!"이라고 마무리짓는 쎈.쓰.
예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아줌마는 당.당.했다! ^^
어쨌거나 이 작품을 둔 두 가지 해석 중에 나는 'ㄱㅈ'의 해석이 더욱 마음에 든다. 장사치가 일부러 '현학적'인 표현을 썼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는데다 'ㄱㅈ'의 해석쪽이 훨씬 더 재미있고, 우리네 일상의 잔재미가 담뿍 느껴지는 것 같으니까.
"교과서"의 위상과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어쩌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서 많은 것들이 이와 같지 않을까. 그나저나 한 가지 사알짝 걱정되는건 훗날 내가 학교나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 때, 이 시조가 나오면 'ㄱㅈ' 얘기를 어떻게 해주느냐 하는 점이다. 히히
남학생들이야 느끼하게 웃으며 넘어갈테지만 여학생들 앞에서 이 단어를 언급하기란... 대략.. OTL..)
+확인해보지 못했는데 현재 7차 교육과정에 따른 18종 국어/문학 교과서에는 이 작품이 수록되어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 본 사설시조 중에 중고등학교 18종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댁들에 동난지이~"로 시작하는 작품은 "장시치-여인네 문답 형식"을 갖춘 일련의 사설시조君에 속하는 작품이다. 우선 그 작품부터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아마 한번쯤 눈에 익은 작품이리라.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져 쟝사야 네 황후 긔 무서시라 웨는다 사쟈
외골내육(外骨內肉) 양목(兩目)이 상천(上天) 전행(前行) 후행(後行) 小아리 八足 大아리 二足 청장(淸醬) 아스슥하는 동난지이 사오
쟝스야, 하 거북이 웨지말고 게젓이라 하렴은
<현대어 풀이>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저 장수야 네 물건 그 무엇이라 하느냐, 사자.
겉은 뼈요, 속은 살이고 두 눈이 하늘을 향하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하며, 작은 다리 여덟 개, 큰 다리 두 개, 푸른 간장 아스슥하는 동난지이 사오
장수야, 그리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게젓이라 하렴
외골내육(外骨內肉) 양목(兩目)이 상천(上天) 전행(前行) 후행(後行) 小아리 八足 大아리 二足 청장(淸醬) 아스슥하는 동난지이 사오
쟝스야, 하 거북이 웨지말고 게젓이라 하렴은
<현대어 풀이>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저 장수야 네 물건 그 무엇이라 하느냐, 사자.
겉은 뼈요, 속은 살이고 두 눈이 하늘을 향하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하며, 작은 다리 여덟 개, 큰 다리 두 개, 푸른 간장 아스슥하는 동난지이 사오
장수야, 그리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게젓이라 하렴
이 사설시조의 내용은 게젓을 파는 장수와 여인네의 대화이다. 게장수는 장황하게 게젓을 설명하고, 여인네는 마지막에 '그리 거북하게 할 거 없이 게젓이라 하면 되잖냐'는 대화가 이 시조의 전부이다.
이 시조는 18종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고, 대부분의 해설서나 참고서에서 "현학적 어휘를 구사하는 게젓 장수의 허위 의식에 대한 빈정거림"이 이 시조의 주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김흥규 선생님의 해석에 따르면 이는 잘못된 설명이며 이 시조는 적나라한 말장난을 다룬 시조이다.
자, 과연 어느 부분이 "적나라한 말장난"일까? 상상력을 조금 발동시키고 소리내어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므흣~한 표정을 짓게 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게.젓.) 그리고 더하자면 (물.건.) 긁으면 해답 등장.
아직도 이해가 안되신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소리내어" 읽어보시라. 'ㅔ'는 'ㅐ'로, 'ㅓ'는 'ㅗ'로 읽어도 비슷한 소리가 나지 않는가?!! ('개좆'이 된다는 말씀)^^*
결국 저 장수는 게젓을 팔긴 팔아야 겠는데 "게젓 사슈~"라고 외치려니 "ㄱㅈ 사슈~"라고 외치는 듯 하여 저리도 장황히 설명한 것이다. 그러자 조선의 아낙네, 우리들의 아줌마! 당당히 외친다. "게젓(=ㄱㅈ)을 게젓이라 하지 왠 말이 그리 많아~" 초장부터 "네 물건 그게 도대체 뭐냐?"라고 하더니 "알고보니 ㄱㅈ이구만!"이라고 마무리짓는 쎈.쓰.
예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아줌마는 당.당.했다! ^^
어쨌거나 이 작품을 둔 두 가지 해석 중에 나는 'ㄱㅈ'의 해석이 더욱 마음에 든다. 장사치가 일부러 '현학적'인 표현을 썼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는데다 'ㄱㅈ'의 해석쪽이 훨씬 더 재미있고, 우리네 일상의 잔재미가 담뿍 느껴지는 것 같으니까.
"교과서"의 위상과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어쩌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서 많은 것들이 이와 같지 않을까. 그나저나 한 가지 사알짝 걱정되는건 훗날 내가 학교나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 때, 이 시조가 나오면 'ㄱㅈ' 얘기를 어떻게 해주느냐 하는 점이다. 히히
남학생들이야 느끼하게 웃으며 넘어갈테지만 여학생들 앞에서 이 단어를 언급하기란... 대략.. OTL..)
+확인해보지 못했는데 현재 7차 교육과정에 따른 18종 국어/문학 교과서에는 이 작품이 수록되어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