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 한 번 스친 사람이라도 전생에서 수억 겁의 시간을 함께 보낸 이라고 하던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사실은 우리 삶의 소중한 순간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오늘은 우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다. 올해로 26년째 같이 살아오신 두 분은 어느새 말투도, 외모도 서로를 닮아가신다. 우리 아부지의 고향은 전라도, 우리 어무이의 고향은 경상도. 여기까지만 말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어무이의 시집살이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우리 아부지의 주장(?)대로라면, 두 분은 "지역감정 해소를 몸소 실천하신 역사의 산 증인들"이시다;;
7년의 연애 끝에 결혼하신 - 우리 어무이 말로는 아부지가 미팅 때 처음 보고는 두 번째에 바로 결혼하자고 하시는 바람에 놀라서 도망다닌 시간이 7년이라고 한다 - 두 분이 26년간 겪어온 온갖 삶의 굴곡들이야 굳이 말할 필요가 있으랴. 오묘한 인연이란 두 분의 인연도 그렇지만 나를 둘러싼 관계들에 있다.
오늘은 우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자 내가 활동하는 학회의 예전 학회장 후배의 생일이다. 그래서 그 애의 생일은 평생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작년 이맘 때, 그 애의 생일과 우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 같다는 얘기를 하며 재밌어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학회에서 나와 생일이 같은 이들이 2명이나 더 있었다.
지난 내 생일에 나는 "생일축하해요~ 내 생전 이런 문자를 단체문자로 보내보긴 첨이네. ㅋㅋ"라는 문자를 받아보기도 했다. 학회원 중 3명이 생일이 같은데 나를 제외한 2명은 태어난 해도 같단다. 10명 조금 넘는 학생들이 모인 모임에서 이 정도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지구 위에 바늘을 거꾸로 꽂아두고 하늘에서 밀씨 하나를 떨어뜨려서 그 바늘 위에 꽂힐 확률"정도일까나...
그러고보면 우리 어무이와 내 친구 녀석 어머니의 생신도 같다. 그 녀석은 나와 10년지기 친구인데 녀석과의 인연은 더욱 묘하게 얽힌다. 우선 서로의 어무이 생신이 같기 때문에 어무이 생신을 잊을 염려가 없다. - 고등학교 때, 녀석이 나보다 먼저 우리 어무이께 생신축하 전화를 드리는 바람에 내가 좀 뻘쭘해졌던 적은 있었지만;
또 그 녀석의 큰 자형은 내가 참 좋아했던 국어 선생님의 친구분이다. 큰 자형과 큰 누님은 또 우리 학교 선배님들이시다. 둘째 누나는 우리 어무이의 대녀이고, 그 녀석은 우리 아부지의 대자다.
이쯤되고 보면 정말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니 남에게 죄짓고 살면 안된다"는 말이 실감난다. 나를 둘러싼 내 주위의 모든 이들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 비록 지독히 미워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나만 보면 모른척하는 - 소위 "쌩"까는;; - 사람도 있지만 악연이라 할지라도 인연은 인연아닌가. 어쩌면 하느님이 '짜샤, 니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한 번 느껴봐라. 그리고 반성 좀 해!'라는 의미로 그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신 것인지도 모르지...
세상의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서로를 선택하시고, 수억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태어난 나를 이렇게 잘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 알량한 "확률"만 생각해봐도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그 자체를 결코 쉽게 넘기지 못하게 한다.
이 오묘한 인연들 속에서 나는 또 귀중한 하루를 살았다.
오늘은 우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다. 올해로 26년째 같이 살아오신 두 분은 어느새 말투도, 외모도 서로를 닮아가신다. 우리 아부지의 고향은 전라도, 우리 어무이의 고향은 경상도. 여기까지만 말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어무이의 시집살이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우리 아부지의 주장(?)대로라면, 두 분은 "지역감정 해소를 몸소 실천하신 역사의 산 증인들"이시다;;
7년의 연애 끝에 결혼하신 - 우리 어무이 말로는 아부지가 미팅 때 처음 보고는 두 번째에 바로 결혼하자고 하시는 바람에 놀라서 도망다닌 시간이 7년이라고 한다 - 두 분이 26년간 겪어온 온갖 삶의 굴곡들이야 굳이 말할 필요가 있으랴. 오묘한 인연이란 두 분의 인연도 그렇지만 나를 둘러싼 관계들에 있다.
오늘은 우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자 내가 활동하는 학회의 예전 학회장 후배의 생일이다. 그래서 그 애의 생일은 평생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작년 이맘 때, 그 애의 생일과 우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 같다는 얘기를 하며 재밌어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학회에서 나와 생일이 같은 이들이 2명이나 더 있었다.
지난 내 생일에 나는 "생일축하해요~ 내 생전 이런 문자를 단체문자로 보내보긴 첨이네. ㅋㅋ"라는 문자를 받아보기도 했다. 학회원 중 3명이 생일이 같은데 나를 제외한 2명은 태어난 해도 같단다. 10명 조금 넘는 학생들이 모인 모임에서 이 정도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지구 위에 바늘을 거꾸로 꽂아두고 하늘에서 밀씨 하나를 떨어뜨려서 그 바늘 위에 꽂힐 확률"정도일까나...
그러고보면 우리 어무이와 내 친구 녀석 어머니의 생신도 같다. 그 녀석은 나와 10년지기 친구인데 녀석과의 인연은 더욱 묘하게 얽힌다. 우선 서로의 어무이 생신이 같기 때문에 어무이 생신을 잊을 염려가 없다. - 고등학교 때, 녀석이 나보다 먼저 우리 어무이께 생신축하 전화를 드리는 바람에 내가 좀 뻘쭘해졌던 적은 있었지만;
또 그 녀석의 큰 자형은 내가 참 좋아했던 국어 선생님의 친구분이다. 큰 자형과 큰 누님은 또 우리 학교 선배님들이시다. 둘째 누나는 우리 어무이의 대녀이고, 그 녀석은 우리 아부지의 대자다.
이쯤되고 보면 정말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니 남에게 죄짓고 살면 안된다"는 말이 실감난다. 나를 둘러싼 내 주위의 모든 이들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 비록 지독히 미워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나만 보면 모른척하는 - 소위 "쌩"까는;; - 사람도 있지만 악연이라 할지라도 인연은 인연아닌가. 어쩌면 하느님이 '짜샤, 니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한 번 느껴봐라. 그리고 반성 좀 해!'라는 의미로 그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신 것인지도 모르지...
세상의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서로를 선택하시고, 수억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태어난 나를 이렇게 잘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 알량한 "확률"만 생각해봐도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그 자체를 결코 쉽게 넘기지 못하게 한다.
이 오묘한 인연들 속에서 나는 또 귀중한 하루를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