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생일 때, 수업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자주 했던 생각 중의 하나는 '왜 선생님들은 저렇게 감정이 급변하는걸까?'라는 것이었다. 1교시에 버럭 화를 내던 선생님이 2교시 후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만나면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띠고 있었다. 어떤 날은우리가 생각해도 좀 심하다 싶은 장난을 쳐도 웃으며 넘어가셨는데 어떤 날은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걸 가지고 엄청나게 화를 내곤하셨다.
이제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햇병아리 교사인 내가 그 때 그 분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되었다면 주제넘은 생각일까. 스스로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고 학생들을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때로는 내 스스로에게실망할만큼 순간적으로 불안에 빠져버린다.
평소에 수업 태도가 참 좋은 반이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산만했다. 오후수업이라 그랬을까. 지쳐버린 녀석들은 책상 위에 봄날 눈사람처럼 아무렇게나 퍼져있었고, 교과서를 가져 오지 않은 녀석들도10명쯤 되었던 것 같다. 소란스럽다가도 내가 강렬히 쏘아보면 입을 다물던 것도 이제는 그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기분이고...
몇번을 참다가 기어이 화를 냈다. 그런데 그것도 생각해보니 참 어설펐다. 나는 학생들에게 화가 나면 큰 소리를 한 번 지르고는굳은 표정으로 한참동안 아무말을 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자칫 어느 선을 넘어가버리면 녀석들은 그 틈을 타서 다시 수군거린다.난 맥이 빠져 더 굳은 표정으로 한 명, 한 명씩 쏘아본다.
그 반 수업은 2명에게 벌을 주면서 시작했다. 녀석들은내가 편한건지, 만만한건지 (후자라는걸 알고 있지만 전자라고 믿고 있다;;) 벌을 받으면서도 장난을 쳤다. 한 녀석에게 심하게화를 냈다. 그러자 녀석은 내 말이 끝나자마자 또박또박 대꾸했다. "잘못했습니다." 영 마뜩찮아서 잔뜩 짜증을 담아"뭐라고?!"했더니 "다음부터 안그러겠습니다."라고 하더라. 전혀 반성하는 것 같지 않은, 오히려 자신의 원망을 담은 그런말투있지 않은가.
순간 달아올랐다.
일단, 수업 끝나고 얘기하자고 해놓고 진도를 나갔다. 녀석은 수업 중에도 가끔 장난을 치고 있었다. 조금 일찍 끝났지만일부러 그냥 수업을 마쳤다. 다른 반과 비슷하게 진도를 나가고 있는데다 녀석과 얘기를 좀 해야할 것 같았으니까.
조용히 복도로 불러냈다. 평소에 장난끼가 많아서 아이들을 많이 웃기는 녀석이다. 가끔 도를 지나쳐서 수업 분위기를 흐릴 때도 있지만원체 장난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대부분 웃어넘겼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굉장히 기분이 상했다. 내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었기때문일까.
복도로 불려나온 녀석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녀석은 이런 상황에 익숙한 것 같았다. 그러고보면 수업 시간에도 내가 주의를 주면고개부터 푹 숙이던 녀석이다. 녀석의 손을 잡았다. 키는 나보다 훨씬 커서 눈을 보며 말하진 못했다. 슬쩍 잡은 녀석의 손은여느 아이들의 손과 다를 바 없더라.
왜 그랬는지 물었다. 녀석은 다시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다. 대든거냐고 했더니 그건아니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들렸고,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냥 저렇게 말했다.그리고 몇 가지 말을 보태고 들여보냈다.
끝종이 울리고 교무실로 돌아와서 내 자리에 앉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괜히 또 마음이 쓰인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녀석을혼내야했다면 이미 예전에 비슷한 행동, 비슷한 말투를 보였을 때 했어야했다. 내가 기분이 좋고 컨디션이 좋은 날의수업시간이었다면 웃어넘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녀석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교사의 "권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이제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햇병아리 교사인 내가 그 때 그 분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되었다면 주제넘은 생각일까. 스스로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고 학생들을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때로는 내 스스로에게실망할만큼 순간적으로 불안에 빠져버린다.
평소에 수업 태도가 참 좋은 반이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산만했다. 오후수업이라 그랬을까. 지쳐버린 녀석들은 책상 위에 봄날 눈사람처럼 아무렇게나 퍼져있었고, 교과서를 가져 오지 않은 녀석들도10명쯤 되었던 것 같다. 소란스럽다가도 내가 강렬히 쏘아보면 입을 다물던 것도 이제는 그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기분이고...
몇번을 참다가 기어이 화를 냈다. 그런데 그것도 생각해보니 참 어설펐다. 나는 학생들에게 화가 나면 큰 소리를 한 번 지르고는굳은 표정으로 한참동안 아무말을 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자칫 어느 선을 넘어가버리면 녀석들은 그 틈을 타서 다시 수군거린다.난 맥이 빠져 더 굳은 표정으로 한 명, 한 명씩 쏘아본다.
그 반 수업은 2명에게 벌을 주면서 시작했다. 녀석들은내가 편한건지, 만만한건지 (후자라는걸 알고 있지만 전자라고 믿고 있다;;) 벌을 받으면서도 장난을 쳤다. 한 녀석에게 심하게화를 냈다. 그러자 녀석은 내 말이 끝나자마자 또박또박 대꾸했다. "잘못했습니다." 영 마뜩찮아서 잔뜩 짜증을 담아"뭐라고?!"했더니 "다음부터 안그러겠습니다."라고 하더라. 전혀 반성하는 것 같지 않은, 오히려 자신의 원망을 담은 그런말투있지 않은가.
순간 달아올랐다.
일단, 수업 끝나고 얘기하자고 해놓고 진도를 나갔다. 녀석은 수업 중에도 가끔 장난을 치고 있었다. 조금 일찍 끝났지만일부러 그냥 수업을 마쳤다. 다른 반과 비슷하게 진도를 나가고 있는데다 녀석과 얘기를 좀 해야할 것 같았으니까.
조용히 복도로 불러냈다. 평소에 장난끼가 많아서 아이들을 많이 웃기는 녀석이다. 가끔 도를 지나쳐서 수업 분위기를 흐릴 때도 있지만원체 장난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대부분 웃어넘겼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굉장히 기분이 상했다. 내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었기때문일까.
복도로 불려나온 녀석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녀석은 이런 상황에 익숙한 것 같았다. 그러고보면 수업 시간에도 내가 주의를 주면고개부터 푹 숙이던 녀석이다. 녀석의 손을 잡았다. 키는 나보다 훨씬 커서 눈을 보며 말하진 못했다. 슬쩍 잡은 녀석의 손은여느 아이들의 손과 다를 바 없더라.
왜 그랬는지 물었다. 녀석은 다시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다. 대든거냐고 했더니 그건아니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들렸고,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냥 저렇게 말했다.그리고 몇 가지 말을 보태고 들여보냈다.
끝종이 울리고 교무실로 돌아와서 내 자리에 앉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괜히 또 마음이 쓰인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녀석을혼내야했다면 이미 예전에 비슷한 행동, 비슷한 말투를 보였을 때 했어야했다. 내가 기분이 좋고 컨디션이 좋은 날의수업시간이었다면 웃어넘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녀석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교사의 "권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