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바꿨다. 전역 후 4년째 사용해온 큐리텔 S2가 갑자기 고장이 나버렸다. 다른 기능은 다 정상인데 문자를 보내려고 키를 몇 번 누르다보면 자동으로 재부팅;된다. 연말연시에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예상하고 그대로 버텨보려고 했는데 문자를 주고받지 못하니 참 답답하더라. (여친에게서 문자를 받고도 답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란!)
여기저기 둘러봐도 맘에 드는 전화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요즘 나오는 것들은 일단 생긴 것부터 비슷비슷한데다 내가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들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전화기를 고르면서 염두에 둔 건 예쁜 모양, 쓸만한 카메라 기능 정도였다. 사실 S2를 살 때만 해도 핸드폰으로 사진 찍을 일이 얼마나 될까 싶었는데 4년동안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진을 찍었더라. 그 때마다 30만 화소를 안타까워했기 때문에 기왕 바꾸는 거, 괜찮은 화질의 카메라가 달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연히 발견한 SKY IM-S110.
일명 스백십이라고도 하던 이 전화기가 눈에 쏘옥 들어왔다. 슬림 폴더형으로 생긴 것부터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슬라이드를 써볼까 했는데 비슷하게 생긴 멋없는 슬라이드보단 요게 더 예뻐보였다. 그리고 320만 화소의 카메라는 접사 기능도 있고 화질도 좋다. 우리집 디카가 200만 화소인데 거의 비슷하거나 때론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히기도 한다. 무엇보다 '라디오'가 된다. 아이팟으로 노래를 듣다보면 가끔 라디오를 듣고 싶을 때가 있는데, 라디오 때문에 액세사리를 추가하기는 좀 뭣해서 주춤하고 있었다. 이제 라디오가 듣고 싶으면 휴대폰을 꺼낸다.
학교에서 애들한테도 자랑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랑하고 다닌다. 혀를 차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이 흡족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일단 내 물건이 되고나면 누가 뭐래도 제일 좋은 물건이 되는 것을... 벨소리도 넣어보고, 동영상 파일도 넣고, 게임도 하면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있다. 재미있다.
이제 한 5년은 이 녀석으로 버티게 되지 않을까?
케이스도 한 번 찾아봐야겠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