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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며 부대끼며

이몽룡이 夢龍된 사연

전라도 남원에서 성씨 양반과 혼인한, 한 때 잘나갔던 기생 월매.
나이 사십이 넘도록 슬하에 자식이 없어 용하다는 명산(名山)에서 기도하여 자식을 낳고자 하니, "빌어서 자식을 낳는다면 자식 없는 사람이 있겠냐?"라고 타박하는 남편의 말에도 불구하고, '목욕재계 정히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정성을 다해 기도한다.

오월 오일 갑자시(요즘 시간으로 0시에서 1시까지)에 선녀가 품 안에 달려드는 꿈을 꾸고 아이를 낳으니, 이 아이가 바로 춘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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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 삼청동에 살던 이한림(한림은 벼슬 이름)은 전하께옵서 친히 충효록을 보시고 지방 원님으로 뽑이시니, '대대 명문 가문이요 충신의 후예'니, 과천 현감을 거쳐 금산 군수로 옮겼다가 남원 부사에 이르렀다.
이 사또의 자제, 이 도령은 나이가 '이팔(이X팔=십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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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좋은 봄날'에 이 도령이 방자를 데리고 광한루로 봄소풍을 나갔다가 오작교에 이르렀을 즈음, 마침 단옷날이라 그네타던 춘향을 보고 방자에게 춘향을 부르라 한다. 방자는 춘향에게 어찌 양반 자제가 여염집 처자를 부르냐며'네가 미친 자식이로구나'라고 욕을 먹는데, 이도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배도 다 짝이 있으니 춘향을 부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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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찾아온 방자를 나무라던 춘향은 '너그러운 마음에 연분이 되려고 그런지 갑자기 갈 마음이 난다.' 조용히 앉아있으니 춘향어미 왈, "간밤에 꿈을 꾸니 난데없이 연못에 잠긴 청룡 하나 보이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하였더니 우연한 일 아니로다"라며 반기거늘, 춘향 내심 못이긴척 광한루로 나간다.

광한루로 찾아온 춘향을 보니, 가히 넋이 나갈만큼 아름다운지라, 이 도령, 넋을 놓고 바라보다 슬금슬금 작업들어가고, 마침내 '오늘밤' 찾아가겠노라 춘향에게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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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이몽룡. 책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질 않고 오로지 춘향이 생각뿐이다. 이 애틋한 사내의 마음을 내가 어찌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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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데이건 나발이건 다 필요없다. 춘향이 같은 아씨, 어디 없소
( ' '부분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춘향전]에서 인용)
오늘밤엔 춘향이랑 그네타는 꿈이나 꾸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