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의 남자. 2006.
처음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았을 때, 공길 역의 배우가 신인 여배우인줄 알았다. 그래서 위 포스터의 네 명의 남녀가 얽히고 설키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일 것이라 짐작했던 것이다.
이준기, 실제로 보니 더욱 격렬하게 나의 테스토스테론을 분출시키더라. 안그래도 요즘 오랜 솔로 생활로 인하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억압되고 있던 내 남성 호르몬은 그 칼날같은 턱선과 강성연 뺨치는 허리선을 보며 꿈틀꿈틀대기 시작했다.
잘 만들어진 동성애 영화다. "쟤네는 똥꼬가 참 많이 아프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는 영화였고, 그래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나라, 참 좋아졌다. 이런 영화가 별 다른 잡음을 내지 않으면서 동시에 인기까지 얻을 수 있다니. 한편으론 팬픽이나 만화 등을 통해 동성애에 익숙해진 20대 여성들에게 이 영화가 제대로 된 코드를 찔러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안타까운 것은 이 영화를 함께 본 그녀에게 나는 아직도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할만한 상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쳇. 이준기보다 더 애교넘칠 수 있는데..
+ 공길과 장생의 줄타기 장면에서 영화가 끝났더라면 조금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다, 나 거기 있고, 너 여기 있다"는 말을 굳이 그렇게 강조하고 싶었던 것인지... 어쨌든 저 대사는 그녀에게 문자보낼 때 써먹어야지. "너 거기 있고, 나도 거기 있어." 또는 "나 여기 있어, 너는 어디 있니?"라고. ㅋㅋ
+ 진짜 "왕의 남자"는 내시였다! 장항선 아저씨, 최고! 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