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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결혼합시다

며칠 전, 분리수거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정신없이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자기 반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여학생 두 명이 나를 보더니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었다. 키득키득거리다가 푸하하거리면서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쑥덕쑥덕하는 것이 아닌가.

"왜 웃어? 내가 그렇게 좋아?!!"
"(내 질문은 무시하고;;) 선생님, 결혼합시다 봐요?"
"그게 뭔데? 드라마냐? 안보는데 왜?"
"거기 윤다훈 동생으로 나오는 사람이랑 닮았어요. 큭큭큭"
"....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지?! -_-;;"
"아뇨! 푸히히히 괜찮게 생긴 의산데..으흐흐흐.."

지난 번 "햄토리 대장"과 "비버" 이후, 간만에 들은 "누구누구 닮았다"라는 소리에 살짝 긴장했지만 어쨌든 이번엔 "사람" 닮은 것이니 일단 안심했다. 그런데 당췌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으니 일말의 불안함(?)은 떨칠 수가 없더라.

오늘에서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그 사람은 바로 "배.수.빈".

저녁 먹으며 TV를 보던 식구들도 내가 "내가 닮았다는 사람이 저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순간, "앗! 닮긴 닮았네!"라고 하더라. 유심히 보던 식구들은 학생들의 눈썰미에 감탄을 연발했다. 닮았다는 소리를 듣고 보니 진짜 비슷하게 보인다는 것.

어쨌든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관심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지대하기 마련인갑다. 과연 올해가 끝나갈 즈음, 나는 어떤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