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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댓글 다반사 - 블로그는 따뜻해

방금 어떤 분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좀 실수를 한 것 같기도 하다. 지워버리고 싶었는데 그 블로그는 내가 쓴 댓글을 지울 수가 없었다.

슬픈 글, 가슴 아픈 글에는 많은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남겨준다. "힘내세요!" "화이팅!" "괜찮아~ 잘~될거~야아~" 등등. 악플이니 뭐니해도 아직 블로그는 따뜻한 곳이란걸 느낄 때가 많다.

그런데 한 번쯤 "웃을 수 있는" 댓글도 달아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나는 간혹 슬픈 글을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점점 더 슬퍼질 때가 있는데 혹시 그 글을 쓴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로의 말 대신 농담 한 마디 남겨놓는다.

하지만 오늘, 방금, 문득,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인장이 내 댓글을 보면 참 마음이 상하겠구나, 내 댓글을 확 지워버릴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왜 있지 않은가. - 특히 인기있는 글일수록 이런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앞뒤 글의 맥락은 전혀 무시하고 엉뚱한 이야기만 툭 던져놓는 사람들. 사고당한 친구를 생각하며 우울해 하고 있는 글 밑에 "ㅋㅋㅋ 나도 그랬삼"이라고 달아놓는 식.

나는 로베르토 베니니 정도의 내공도 없으면서 "인생은 아름다워"식 댓글을 남기고 싶어했던 건 아닌지.. 조심해야할 일이다. 내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방이 불쾌해진다는건 슬프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