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애니메이션 센터 / 문학의 집 구경 - 명동 [가쯔라]에서 저녁 먹고 - 남산 산책
총 비용 : 약 30000원 (지하철비 + 밥값 + 케이블카 요금)
언제나처럼 지하철 노선도를 펴들고 "오늘의 장소"를 물색하던 우리. 오늘은 남산을 골랐다. 지하철과 튼튼한 두 다리가 있으니 어딘들 못가리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라도 오케이.
충무로 오!재미동에서 잠깐 놀다가 야경을 보러갈까 했으나 충무로에서 남산 올라가는 길을 모르므로 패스. 일단 명동으로 갔다. 아따, 사람 많대... 저녁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각인지라 먼저 서울애니메이션 센터로 갔다. 올라가는 길목에 [문학의 집]이란 안내판이 보이길래 슬쩍 들러봤다.
방금 공연이 끝났는지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있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아무것도 없어서; 허무하게 나왔다. 수요일마다 강연회가 있는 것 같았고 전시장이라기보다 문학 행사를 위한 공간같았다. 어쨌든 사이사이 골목길을 다니는 재미는 꽤 쏠쏠했음.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앞에 도착하니 장금이와 친구들이 우리를 반기더라. 캐릭터 인형 옆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작품명은 "장금아, 오빠 믿지?!". 연생이 옆에서 찍은 사진은 "연생아, 처음엔 다 그런거야"... 인화하면 한 번 올려볼 생각이다. 19금 딱지를 달아야하나... 헤헤;
상영하고 있는 작품은 없어서 휘이~ 한 번 둘러보고 저녁 먹으러 명동 쪽으로 내려왔다. 골목길 사이사이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고, 세워져있던 미니 오토바이에 몰래 타고 자세도 잡아봤다. 둘이 같이 다니면 뭘 해도 재미있다.
저녁은 전에 내가 가봤던 [가쯔라]에서 먹었다. 친구가 데리고 갔던 가쯔라는 작은 일식집인데 튀김이 참 맛있다. 고로케가 일품인데 따뜻하게 데운 사케 한 잔 곁들여도 좋다. 돈까스 종류도 맛있고. 정식류는 점심 때만 되는 것도 있다. 고로케는 6000원, 돈까스 종류는 7000원~9000원. 우동은 3000원인가, 4000원. (기억이 가물가물;;)
히레까스와 우동, 고로케를 나눠먹고 스을슬 남산을 향했다.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했는데 나는 20년 넘게 서울에서 살면서 처.음.으.로. 남산 케이블카를 타봤다.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거의 대부분이 연인들. 동네방네 연인들은 다 남산에 온 것 같았다. "오! 수정"에서처럼 케이블카가 멈추진 않을까 살짝 기대 아닌 기대를 해봤지만 케이블카는 날렵하게 샤샤샥 올라갔다. 남산 케이블카, 생각보다 재밌다. 좀 덜 붐볐다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남산타워 근처를 여기저기 둘러보고 산책로 입구 벤치에 앉아 밑에서 사온 맥주캔을 땄다. 어스름한 조명 밑에서 쌉싸름하고 시원한 맥주 한 모금! 캬아~ 소리가 절로 나오고 옆에 앉은 여자친구가 한층 예뻐보여서 포옹도 하고, 뽀뽀도 했다. 히히. 한참 앉아서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놀다가 산책로를 따라 내려왔다.
잠깐 여친을 업어주기도 하고, 서로 노래도 불러주면서 내려왔는데 어느새 장충체육관이 눈 앞에 보이더라. 마침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논현역까지 왔다가 전철을 타고 우리 동네로 왔다.
자동차가 없어도, 용돈이 넉넉하지 않아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건 행운이다.
언제나 그녀와의 데이트가 기다려지는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조차 즐거울 수 있기 때문.
다음엔 또 어디로 가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