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에 누워 있는 우럭들을 마주하고 소주를 마신다.
회칼로 생살 구석구석을 저미는 눈부신 아픔 속에 몸 다 내준
무덤덤한 얼굴들,
이제 더는 없어, 하며 하나같이 가시를 내보이는
저 썩 괜찮은 죽음의 아이콘들!
회는 조금 달고, 소주 몇 모금 끄트머리는
안주가 생살이라고 알맞게 핏기운을 풍긴다.
던지는 회 몇 점 갈매기들이 공중에서 받아먹고
발동 끈 뱃머리에서 바람이 소리 없이 웃고 있다.
언제가 몸의 살 그 누구들에게 눈부신 아픔 속에 내주고
뼈마디들도 내주고
무덤덤한 얼굴을
삶의 얽힘과 풀림의 환유(換喩)로 삼을 날인가?
갑판에서 얼굴 하나가 불현 듯 두 눈을 크게 뜬다.
회칼로 생살 구석구석을 저미는 눈부신 아픔 속에 몸 다 내준
무덤덤한 얼굴들,
이제 더는 없어, 하며 하나같이 가시를 내보이는
저 썩 괜찮은 죽음의 아이콘들!
회는 조금 달고, 소주 몇 모금 끄트머리는
안주가 생살이라고 알맞게 핏기운을 풍긴다.
던지는 회 몇 점 갈매기들이 공중에서 받아먹고
발동 끈 뱃머리에서 바람이 소리 없이 웃고 있다.
언제가 몸의 살 그 누구들에게 눈부신 아픔 속에 내주고
뼈마디들도 내주고
무덤덤한 얼굴을
삶의 얽힘과 풀림의 환유(換喩)로 삼을 날인가?
갑판에서 얼굴 하나가 불현 듯 두 눈을 크게 뜬다.
- 황동규, [당진 장고항 앞바다]
2007년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저는 올해의 첫날을 장고항 앞 국화도에서 맞이했습니다. 작고 아늑한 국화도는 바다낚시하는 사람들이 가끔 들를 뿐 조용한 섬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물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것만 빼면 마음 푸근했던 한 해의 시작이었지요.
지난 해에 저는 여러모로 운이 좋았습니다. 졸업하고 취직걱정하던 차에 모 고등학교 문학 교사로 일할 수 있었고, 이제는 정교사도 되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제 비정규직 표찰을 떼어냈습니다. ^^) 마음 한 켠에 지우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었던 내 예쁜 첫사랑도 다시 만났고, 생전 처음 경품 추첨에 당첨되기도 했지요.
올해에는 지난 해에 제게 주어졌던 과분할 만큼의 행운을 하나씩 갚아나갈 생각입니다. 우리 착한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 알찬 내용으로 더 즐겁게 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와도 이번 방학을 이용해서 더 기쁘게 지내고 싶고, 날이 조금 풀리면 자전거도 한층 열심히 타보려고 합니다. 아, 블로그에 글도 자주 써봐야겠네요.
학생 때보다 더욱 알차고 게으르게(!) 방학을 보내고 있는 올돌이가 늦은 새해인사 드립니다. 2007년에도 올돌이와 함께 즐거운 한 해 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