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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며 부대끼며

다음 블로그 만들다.

다음 블로그가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아직 "베타" 서비스인 만큼 불완전한 구석이 많지만, 첫 느낌은 깔끔하다. 대부분의 서비스형 블로그에서 "블로그 자체 메뉴"와 "해당 포털 서비스 메뉴"가 한 화면에 같이 출력되어서 어지러운 느낌을 주는데 반해, 다음 블로그는 개별 블로그의 독립적인 모습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듯 한 모습이다. 이후에 또 무엇이 추가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모습을 유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만큼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깔끔하다. (보기)

네이버, 야후, 엠파스에 이어 조금 늦게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은 기존 포털 블로그 서비스들을 꽤 면밀히 분석하고, 기존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수용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우선 Feed를 RSS(2.0)와 함께 Atom까지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서비스형 블로그에서 RSS만을 제공하고 있는 것에 반해, 다음은 Atom 사용자까지 아우르려는 생각인 것 같다.

또한 불여우(Firefox)에서도 큰 불편없이 사용가능하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불여우로는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아직 여기저기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불여우로 사용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밝힌 것은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

인터넷에서의 "펌질"에 대한 논란을 염두에 둔 듯, 다녀간 블로거 외에 "스크랩 해간 곳"도 메뉴에 표시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아마도 로그인을 한 회원이 스크랩 버튼을 누른 경우에만 표시가 될 것 같지만, 최소한 "이 것도 신경쓰고 있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이 밖에도 태터툴즈의 키워드와 같은 형식의 "태그"라는 것을 제공하고 있다. 태터센터에서 키워드끼리의 상호 연결을 제공할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는데, 그런 형태의 서비스를 태터센터보다 한 발 앞서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요 부분은 추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음 블로그는 "쉽고 간단하게"라는 큰 전제 아래, "기존 사용자들에게 인기있는 블로그 기능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불여우 접근 가능은 물론, 새 글 작성 시 HTML 에디터 사용, 제한적이지만(다단계 중첩은 안됨) 태터의 More/Less 기능 제공, 글/덧글/트랙백 공개 방법 조절 가능 등은 기존 블로거들의 요구와 불만을 나름대로 반영하려고 한 것 같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블로그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였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광풍을 일으키면서 "블로그라는게 있다더라"라는 얘기는 점점 더 그 파장을 넓혔고,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이용하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제 하나의 새로운 인터넷 흐름으로 등장했다.

싸이월드, 네이버, 야후, 엠파스에 이어 다음 또한 블로그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인 야후 피플링, 네이트 통 등의 서비스도 조만간 공개될 것이다. 2005년 봄, 치열한 블로그 서비스의 틈바구니에서 다음이 한메일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