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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며 부대끼며

아무도 모른다. 내가 왜 울지 못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를 봤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얘기도 들었고, 슬픈 내용인데 눈물이 안나는 영화라는 얘기도 들었었다. 오랜만에 본 일본영화였다. (미리 알면 재미없어지는 내용이 들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모른다"는 굉장히 불편한 영화다. 미치도록 울음을 터트려야할 것 같은 아이들이 "아무도" 울지 않는다. 그걸 지켜보는 나도 "미치도록 울 것 같다"는 기분은 드는데 눈물은 안난다.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라니 더더욱 황당할 뿐이다. 그나마 영화에서는 유키가 의자에서 떨어진 사고 때문에 죽지만, 실제로는 장남의 친구들이 때려죽인거라더라. 어찌되었든 아이들끼리 살아가다가 그 중 한 아이가 죽은 것만은 같다. 일본 사회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머리가 복잡해졌는데 문득 우리 나라도 일본 흉 볼 처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앞 집, 뒷 집, 옆 집 식구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아래층, 윗층, 옆 호에 사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분명히 밝힐 수 있는 사람이 지금 몇 명이나 될까.

유키의 똥그란 눈동자가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