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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며 부대끼며

"최초로 구입한" 릴레이

+ lunamoth님에게서 넘겨받았습니다.


1) 최초로 구입한 카세트 테입 혹은 CD는?


중학교 2학년 때였던가? (정확하진 않음) 처음 내 돈으로 사본 카세트 테이프는 서태지 2집이었다. 2집 발표 후 1주일 쯤 지났을 때, 우리반에서 서태지 음반을 안 산 녀석이 없을 지경이었다. 쉬는 시간마다 교실 앞 뒤에서 춤춘다고 야단법석을 떨던 아해들이 기억난다. 내가 추면 애들이 놀랄까봐 조용히 앉아서 이어폰만 꽂고 있었다.

CD는 조동익 1집 - 동경하고 핑크플로이드 - The Wall을 동시에 질렀었다. 고등학생 때였는데 조동익 음반은 "절판되어서 구하기 힘들다"는 소리에 대뜸 사버렸고(근데 요즘도 구입할 수 있다;;), 핑크플로이드는 "이것은 명반입니다"라는 소리에 현혹당했었다. 결론은 그 때 사길 잘했다. ^^;


2) 최초로 구입한 비디오 테입 혹은 DVD는?


미술관 옆 동물원. 대학로 놀러갔다가 육교 위에서 장당 1000원- 혹은 2000원-에 파는 곳에서 샀다. 나만의 추억이 가득 담긴 영화이기도 해서 참 가슴설레이면서 샀는데 그 후로 1번 정도 다시 봤던가? 큼큼.. 그 옆에 있던 8월의 크리스마스도 사고 싶었는데 참았던 기억이 난다.

DVD 역시 잡지 부록으로 딸린거 떨이로 파는 곳에서 "베를린 천사의 시" 산 게 처음이었다. 얼마전에도 한 번 봤다. 그냥 사는게 피곤하고 그럴 때 가끔 한 번씩 쓰윽 본다. 그래도 인간으로 산다는게 고마운 생각이 드니까. (한글 제목이 더 멋진 것 같다. ㅋㅋ)


3) 최초로 구입한 게임은?

우리집에 게임기는 없었고,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생길 것 같진 않다. (얼리어답터 울아부지도 유독 게임기엔 관심이 없으신데, 조만간 내가 취직하면 하나 장만할지도 모르겠다. 히히)

컴퓨터 게임은 "아, 게임도 돈주고 사야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한 이후로는 아직 구입해본게 없다;; 고2 때 스타크래프트를 살까 했었는데 애들이랑 PC방 가서 하는게 더 재미있을 거 같아서 안샀다.


4) 최초로 구입한 책은?

새단장한 표지


태백산맥 1권. 중학교 때 내가 좋아하던 국어 선생님의 추천 도서 목록에 있던 책이었다. 다음날인가에 이청준의 "별을 보여드립니다"와 양귀자의 슬픔도 힘이 된다를 사왔다.(역시 그 목록에 있던 책들이다. 지금 찾아보니 표지 좀 꾸미고, 그새 가격이 꽤 올랐다. 요즘엔 책 한 권 사려면 만원짜리 한 장으로 부족할 때도 있다. 예전엔 오천원짜리 도서상품권 가져가면 몇 백원 거슬러줬는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틈틈이 봤는데 내가 국문과를 선택한 계기 중의 하나였다.

고3 때에 비로소 태백산맥을 끝까지 읽었다. 야자시간에 좀 널럴한(!) 선생님이 감독하면 친구들이랑 기생수를 돌려읽었고 좀 엄한 선생님이 감독하면 문제집 펴놓고 태백산맥 읽고 있었다.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언어영역 점수 잘 나오냐?"라고 물으면 "나처럼 수학 포기하고 태백산맥 읽어라"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5) 최초로 구입한 티켓은? (교통수단, 다방을 제외한 모든 티켓 가능)

엔딩 장면이 압권이다.


고등학교 때 영화관을 자주 갔는데 처음 산 게 뭐였는진 잘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티켓은 고등학생 때 대학로 소극장에서 좋아하던 여후배랑 같이 본 "올리브 나무 사이로"이다.

그 후배가 내 첫사랑이 될 줄은 그 땐 미처 몰랐다...


6) 릴레이를 이어가실 분들은?
happyalo님, 멋진언니님, 구루미님, 유리님, 원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