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노래들으시고...>
어제 내가 우울하다고 하니, 내 친구가 들어보라던 노래.
그런데 노래를 듣고나니 더 우울해지고 말았다.
원래 녀석의 의도대로였다면 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살포시 미소를 짓다가
[하늘에 떠 있는 오버로드야~] 부분에서부터 박장대소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내 귀에는 [아무도 없는거야] [헤쳐나가면] [절뚝거리며] [집에 가고 싶다] [아무 쓸모없는 조그만] 따위의 단어만 귀에 알알이 들어와 박혔다. 그리고 마지막의 [발업도 안된 조그만 저글링]에서 순간 눈물을 훔쳤다.
농담아니다. 진짜다. [이 쉑, 미쳤나? 이런 걸 듣고 울게?]하는 당신네들의 심정,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니나, 정녕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었다. 발업[조차] 안된 저글링의 신세, 집에 가야하는데, 집에 가고싶은데 가는 길은 너무 멀고, 험한데다가 같이 가던 친구들은 이제 곁에 없지 않은가.
이대로 살다간 머지않은 미래에 내가 [아무 쓸모없는, 졸업도 못한 조그만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섬뜩했던 것이다.
그래... 발업이 안되었으면 지금이라도 스포닝풀에서 발업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저글링은 시즈탱크의 시선이 닿지않는 구석에 얌전히 갖다놓고 오버로드 업글시켜서 데리고 오면 되는 것이다. 아니면 그 무식하게 덩치만 큰 코끼리, 울트라리스크에게 좀 더 양질의 교육을 시켜서 저글링을 보호해주라고 지정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이제껏 마우스 버튼 한번 더 누르기는 귀찮아하면서, 가만히 내 해처리만 보듬으며, 시즈탱크와 다크템플을 무서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 플래쉬, 정녕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인생의 축소판이었다.
자... 가사를 한 줄, 한 줄 음미하면서 다시 한번 들어보시라!
아~ 무서워 이젠 어떡하지
모두 죽었나봐, 히드라도 뮤탈도 럴커도..
우리 넷 밖에 아무도 없는거야
저기 보이는 불타는 벙커에 마린들 숨어있을까
어차피 집으로 가려면 저 앞을 지나야해
저글링 3마리 피를 흘리며 집으로 달려가네
하얀 눈밭을 헤쳐나가면 해처리가 보일거야
하늘에 떠있는 오버로드야
우리를 집으로 데려가 주지 않을래?
어서 빨리 집에 가고싶어
그때 뻥 하는 소리 눈을 떠보니
어머나, 세상에! 이럴수가!
내 친구 저글링이 사라졌네
저글링 1마리.. 저글링 2마리.. 저글링 3마리.. 저글링 4마리..
저글링 2마리 절뚝거리며 열심히 달려가네
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면 콜로니가 보일거야
하늘에 떠있는 오버로드야~
우리를 집으로 데려가 주지 않을래?
어서 빨리 집에 가고싶다
그 때 뻥~하는 소리 깜짝 놀라보니
언덕 위에 있던 시즈탱크
앞에 가던 내 친구 강타했네
집에 돌아와보니 내 친군 아무도 없고
처음보는 커다란 코끼리가 말을 거네
야! 비켜!
나는 아무 쓸모없는 조그만 저글링~ (너는 이제 쓸모없어)
나는 아무 쓸모없는 조그만 저글링~ (아무 짝에 쓸모없어)
나는 발업도 안된 조그만 저글링...
+ (기분이 좋은 지금 들어보면 평범한 패러디송에 불과한 것을;; 난 너무 예민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