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학 시험이 끝난 뒤, 아니나다를까 쪼르르 달려와 문제가 이상하다는 아이들이 있었다. 내게서 답지를 받아가더니 녀석들은 저희들끼리 속닥거린다. 그리곤 이내 시야에서 사라지길래 생각보다 쉽게 수긍했나보다 싶어서 마음을 놓고 있었다.
그랬더니 왠걸. 문자가 연이어 터져나온다. 결론은 하나. 답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혹시나 싶어 다른 선생님들께 여쭤보러갔다. 이 문제로 아이들이 물어보는 데 이러저러하니 그러저러한 게 맞느냐고. 그 선생님 왈, "애들이 너무 공부를 안하나보네..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거에요, 그건." 순간 내가 민망했다. 그래, 역시 그 정도의 단호함이 교사에겐 필요하다.
어쨌든 지난 중간고사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문제가 잘못됐다는 아이들, 답이 그게 아니라는 아이들로부터 별소리를 다 듣곤 한다. 울컥 할 때도 있고,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게 어디 그네들 잘못이랴. 평균 점수 1점을 얻지 못해 안달하게 만든건 그들 스스로가 아니지 않은가.오늘은 좀 피곤하다. 푹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