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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며 부대끼며

듣고 또 듣는 One


메탈리카의 네 번째 정규앨범 [And Justice for all]은 내가 아끼는 앨범 중에서도 한 손에 꼽힌다.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이 앨범표지에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신은 여러 가닥의 밧줄에 묶여 여기저기 흠집이 나고 깨어져 금방이라도 부숴져버릴 것 같고, 저울은 이미 뒤집어졌다.

메탈리카의 팬이라면 주저없이 그들의 명곡으로 손꼽을 ONE. 무엇을 위한 정의, 누구를 위한 정의인가라는 물음은 예나 지금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발점이 되곤 한다. 어쨌든 - Metallica가 그런 생각을 했든지 안했든지 - One은 전쟁에서 팔, 다리, 눈, 입, 귀, 영혼을 잃은 (가사에 이렇게 나오길래;;;) 어느 이름모를 병사의 이야기이다.

One 뮤직비디오를 보게 된 것은 얼마 전의 일인데 흑백 영화 속 병사의 모습이 One의 화자였구나..싶었다. 저 M/V 속 영화는 "Johnny got his gun"이란다. 우리 나라에서 저 영화를 찾아보기는 힘들 것 같고...

고요한 읊조림으로 시작하여 폭발하는 광기로 이어지는 이 노래 덕분에 속시원히 헤드뱅잉했던 적이 그 몇 번이었던가. 드럼 소리가 5집 이후의 앨범들보다 훨씬 울림이 적다는 게 유일한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당시의 녹음기술을 고려한다고 할지라도 3집의 드럼 소리보다도 딱딱하고 툭툭 끊어지는 맛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발에 불이 나도록 베이스를 두들겼을 Lars의 노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One은 한 번 듣고 그칠 수 있는 노래는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