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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메타 사이트는 블로그를 게시판으로 만든다?

어제 오늘 찾아야할 자료가 있어서 인터넷을 꽤 구석구석 뒤지고 다녔다. 내가 필요한 자료의 많은 부분은 게시판에서 얻을 수 있었는데 문득 블로그와 게시판의 차이에 대해서 얼핏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90년대 말, 한창 개인 홈페이지 붐이 일어날 무렵, 나 역시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내 홈페이지라는걸 하나 만들었는데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쓸만한 게시판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었다. 이지보드, 제로보드 등등이 한창 명성을 휘날리던 때였고, 나는 정식으로 계정도 없던 때라 무료 게시판 서비스를 이용했었다.

차츰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선보이면서 게시판에 새로운 글을 쓰지 않고도 짤막한 한 두 줄의 덧글을 달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시판의 가장 기본적인 형식은 "제목을 보고 글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블로그를 처음 접했을 때, 무엇보다 매력있었던 것은 게시판과 달리 글 제목과 내용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게시판에서는 제 아무리 재미나고, 정성들여 쓴 글이라 할지라도 제목에서 방문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 '나만의 글'이 되기 쉽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블로그 메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보면 그런 블로그의 장점은 그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된다. 블로그코리아 같은 곳에서는 글 내용의 일부를 미리 확인해볼 수 있긴 하지만 전체 글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 역시 메타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면서 우선 제목에서부터 뭔가 내 구미를 당기는 글을 클릭하게 된다.

하지만 RSS 구독을 하다보면 제목은 평범하지만 참 매력있는 글을 여럿 볼 수 있다. 메타 사이트에서 그 글의 제목만 봤다면 스쳐지날 수 있는 그런 글 말이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글이 쏟아지는 블로그를 일일이 확인해보고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메타 사이트에서 제목만을 보고 놓쳐버리는 글이 많다는 사실은 참 아쉽다.

그래서 자꾸만 내 RSS 구독목록이 길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