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X세대다. 그렇다. N세대와 M세대가 언급되기 이전, 서태지가 2집을 들고 나올 무렵, 015B가 신인류의 사랑을 불러제낄 무렵, 중학생이던 우리들을 어른들은 X세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은 내 지난 학창시절의 빠~쑝과 함께 당대를 휩쓸던 우리들만의 코드를 되새겨볼란다.
당시 우리 "중딩"들은 상당히 고급 빠쑝을 추구했다. 이것은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만 해당되는 사항일지도 모른다. 얼떨결에 배치받게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그 중학교로 배정받은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전교에서 4명이었다.) 강남 8학군 바로 옆학군의 모 중학교.
당시의 빠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리해본다.
1. 헤어스타일은 강백호.
- 슬램덩크 폭풍이 휘몰아칠 무렵, 때마침 MBC에서 "마지막 승부"의 휘몰이가 시작되었다. "다슬"이였던 심은하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몰랐다. 비록 모 생방송에서 "여러분~ XX 덥죠?"라고 했다는 유언비어가 돌긴 했지만(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녀의 인기는 최고였다. 그래서일까. 남학생들은 무조건 슬램덩크 등장인물들의 머리스타일을 고집했다. 체육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무조건 농구였고, 체육복은 NBA스타일을 고수했다. 무릎길이 바지에 민소매 티셔츠.
2. 바지는 힙합.
- 서태지의 2집이 발표되자, 학교는 난리가 났다. 쉬는 시간만 되면 교실 뒤에서 "버터플라이" 춘다고 쌩쑈를 했다. 비슷한 시기에 듀스가 등장한다. 이현도와 김성재의 빠워 힙합은 온 남학생들의 바지폭을 1미터 가량 늘려버렸다. 바닥을 청소하고 다닌다는 일명 "빗자루 바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3. 짝퉁은 가라.
- 이건 아마 우리 중학교만의 특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FG라 씌여있다), Ck, Guess, Levi's 등이 사랑받았다. 오직 진퉁만이 인정받았고, 반에서 잘 나가는(!) 애들은 이미 짝퉁구별법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어설프게 짝퉁을 입으면 바로 뽀록이었다. 티셔츠는 마우이나 나이키 반팔 티를 많이 입었다.
4. 신발은 나이키 조단. 리복까진 봐줬다.
조단 시리즈가 발매되었다. 리복에선 샤크가 나왔다. 펌프질하는 신발이었다. 이후 신발은 거의 나이키가 석권했고, 리복도 가끔 인정해줬다. 해머라는 신발이 나왔었는데 같은 펌프질 신발임에도 불구하고 샤크는 뜨고, 해머는 망했다. 프로스펙스는 진퉁이라도 안끼워줬다.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중딩들이었다. 나는 뭐 꿋꿋하게 울엄마가 던져주는 옷과 신발을 대충 걸치고 다녔는데(사실 요즘도 그렇지만 옷사고 신발사는거, 살짝 귀찮아 한다;) 오히려 앗싸리 막 입고 다니니까 애들도 딱히 뭐라고 하지도 않았었다. 후후.
자, 이제 고딩 시절로 가볼까? 한층 화려해진다.
1. 스타일의 양분화. 강남 vs 강북
강남은 어떻고, 강북은 어떻고, 이딴 식으로 비교/대조하는 얘기들, 상당히 싫어한다. 그렇지만 고딩 빠ㅤㅆㅛㄴ계에선 양대 산맥을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봉남씨와 켈빈 클라인의 스타일 라인이 다르지만 어느 한 쪽을 폄하하진 않는다. 몬드리안과 고흐는 시대도, 스타일도 다르지만 어느 한 쪽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다. 우리는 강남 스타일이 있었고, 강북 스타일이 있었다.
1-1. 강남 스타일.
전형적인 강남 스타일. 신발은 닥터 마틴, 바지는 힙합스타일, 셔츠는 넉넉한 사이즈로, 머리는 어차피 학생이니 최대한 기르려 노력, 가방은 이스트팩, 잠바는 노티카.
1-2. 강북 스타일.
전형적인 강북 스타일. 신발은 칼구두. 바지는 발목이 좁은 형태 혹은 기지바지라 불리우는 소재의 바지, 셔츠는 딱 맞는 사이즈. 머리는 구렛나루 강조, 가방은 최대한 밀착(어깨 높이로 붙여올림. 거북이등 가방이라고도 했음).
2. 여학생, 남학생 구분 없음.
강남 라인과 강북 라인의 구별을 제외하면 남녀간 빠숀의 차이는 그닥 크지 않았다. 강남 라인의 경우, 거의 남녀 공용이었고, 강북 라인의 경우, 바지를 치마로 대체해주는 정도의 센스가 발휘되곤 했다.
3. 뭉쳐야 산다.
그렇다. 강남 라인이든, 강북 라인이든 "학교 풍"을 따라야 산다. 혼자 튀어보려고 강남 라인 학교에서 강북 스타일을 고집한다든가, 강북 라인에서 강남 스타일을 고집하는 경우, 뭇 동료들로부터 심한 질타와 갖은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남들 하는대로 하는게 속편했다.
요즘 고딩들의 빠숀계에는 또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실 중의 하나는 "뭉쳐야 산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들의 고딩계에는 하나의 빠숀 흐름이 형성, 변화, 확장되어간다. 그 흐름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보이면 바로 응징이다. 당사자들에 따라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왕따로 이어진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땐, 즐겁고 재미난 코드를 골라볼까 했는데 빠쑝 코드를 따라가다보니 은근슬쩍 화가 나서(?) 엉뚱한 결론이 나고 말았다. 그렇다. 우리 고딩들은 아직 개성을 모른다. 서로 "개성"이라고 주장하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결국 같은 방향이다. 어쩌면 초등학교 때부터 "앞으로 나란히"에 익숙해져온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주의는 성행하지만, 개성은 없는 세대.
그 틈바구니로 곧 뛰어들게된다. 1달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나의 지난 기억이 추억이 된 것처럼 그들 역시 추억으로 기억하게 될런지...
당시 우리 "중딩"들은 상당히 고급 빠쑝을 추구했다. 이것은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만 해당되는 사항일지도 모른다. 얼떨결에 배치받게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그 중학교로 배정받은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전교에서 4명이었다.) 강남 8학군 바로 옆학군의 모 중학교.
당시의 빠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리해본다.
1. 헤어스타일은 강백호.
- 슬램덩크 폭풍이 휘몰아칠 무렵, 때마침 MBC에서 "마지막 승부"의 휘몰이가 시작되었다. "다슬"이였던 심은하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몰랐다. 비록 모 생방송에서 "여러분~ XX 덥죠?"라고 했다는 유언비어가 돌긴 했지만(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녀의 인기는 최고였다. 그래서일까. 남학생들은 무조건 슬램덩크 등장인물들의 머리스타일을 고집했다. 체육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무조건 농구였고, 체육복은 NBA스타일을 고수했다. 무릎길이 바지에 민소매 티셔츠.
2. 바지는 힙합.
- 서태지의 2집이 발표되자, 학교는 난리가 났다. 쉬는 시간만 되면 교실 뒤에서 "버터플라이" 춘다고 쌩쑈를 했다. 비슷한 시기에 듀스가 등장한다. 이현도와 김성재의 빠워 힙합은 온 남학생들의 바지폭을 1미터 가량 늘려버렸다. 바닥을 청소하고 다닌다는 일명 "빗자루 바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3. 짝퉁은 가라.
- 이건 아마 우리 중학교만의 특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FG라 씌여있다), Ck, Guess, Levi's 등이 사랑받았다. 오직 진퉁만이 인정받았고, 반에서 잘 나가는(!) 애들은 이미 짝퉁구별법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어설프게 짝퉁을 입으면 바로 뽀록이었다. 티셔츠는 마우이나 나이키 반팔 티를 많이 입었다.
4. 신발은 나이키 조단. 리복까진 봐줬다.
조단 시리즈가 발매되었다. 리복에선 샤크가 나왔다. 펌프질하는 신발이었다. 이후 신발은 거의 나이키가 석권했고, 리복도 가끔 인정해줬다. 해머라는 신발이 나왔었는데 같은 펌프질 신발임에도 불구하고 샤크는 뜨고, 해머는 망했다. 프로스펙스는 진퉁이라도 안끼워줬다.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중딩들이었다. 나는 뭐 꿋꿋하게 울엄마가 던져주는 옷과 신발을 대충 걸치고 다녔는데(사실 요즘도 그렇지만 옷사고 신발사는거, 살짝 귀찮아 한다;) 오히려 앗싸리 막 입고 다니니까 애들도 딱히 뭐라고 하지도 않았었다. 후후.
자, 이제 고딩 시절로 가볼까? 한층 화려해진다.
1. 스타일의 양분화. 강남 vs 강북
강남은 어떻고, 강북은 어떻고, 이딴 식으로 비교/대조하는 얘기들, 상당히 싫어한다. 그렇지만 고딩 빠ㅤㅆㅛㄴ계에선 양대 산맥을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봉남씨와 켈빈 클라인의 스타일 라인이 다르지만 어느 한 쪽을 폄하하진 않는다. 몬드리안과 고흐는 시대도, 스타일도 다르지만 어느 한 쪽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다. 우리는 강남 스타일이 있었고, 강북 스타일이 있었다.
1-1. 강남 스타일.
전형적인 강남 스타일. 신발은 닥터 마틴, 바지는 힙합스타일, 셔츠는 넉넉한 사이즈로, 머리는 어차피 학생이니 최대한 기르려 노력, 가방은 이스트팩, 잠바는 노티카.
1-2. 강북 스타일.
전형적인 강북 스타일. 신발은 칼구두. 바지는 발목이 좁은 형태 혹은 기지바지라 불리우는 소재의 바지, 셔츠는 딱 맞는 사이즈. 머리는 구렛나루 강조, 가방은 최대한 밀착(어깨 높이로 붙여올림. 거북이등 가방이라고도 했음).
2. 여학생, 남학생 구분 없음.
강남 라인과 강북 라인의 구별을 제외하면 남녀간 빠숀의 차이는 그닥 크지 않았다. 강남 라인의 경우, 거의 남녀 공용이었고, 강북 라인의 경우, 바지를 치마로 대체해주는 정도의 센스가 발휘되곤 했다.
3. 뭉쳐야 산다.
그렇다. 강남 라인이든, 강북 라인이든 "학교 풍"을 따라야 산다. 혼자 튀어보려고 강남 라인 학교에서 강북 스타일을 고집한다든가, 강북 라인에서 강남 스타일을 고집하는 경우, 뭇 동료들로부터 심한 질타와 갖은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남들 하는대로 하는게 속편했다.
요즘 고딩들의 빠숀계에는 또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실 중의 하나는 "뭉쳐야 산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들의 고딩계에는 하나의 빠숀 흐름이 형성, 변화, 확장되어간다. 그 흐름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보이면 바로 응징이다. 당사자들에 따라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왕따로 이어진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땐, 즐겁고 재미난 코드를 골라볼까 했는데 빠쑝 코드를 따라가다보니 은근슬쩍 화가 나서(?) 엉뚱한 결론이 나고 말았다. 그렇다. 우리 고딩들은 아직 개성을 모른다. 서로 "개성"이라고 주장하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결국 같은 방향이다. 어쩌면 초등학교 때부터 "앞으로 나란히"에 익숙해져온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주의는 성행하지만, 개성은 없는 세대.
그 틈바구니로 곧 뛰어들게된다. 1달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나의 지난 기억이 추억이 된 것처럼 그들 역시 추억으로 기억하게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