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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드디어 연구 수업!

4주간의 교생실습 기간도 벌써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식적으로는 이번 주 토요일까지 실습기간이지만 목요일 오후에는 교직원 체육대회가 있고, 금요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내일 연구수업이 끝나면 사실상 공식적인 일정은 끝나게 된다.

실습 2주차 때, "대표 연구 수업을 할 교생을 선출하라!"는 연구부장 선생님의 지시에 우리 교생들 5명은 고뇌에 가득찼다. 알찬 실습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서로 하려고 다투어야 마땅했지만 교장,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 앞에서 수업을 해야한다는 것은 큰 부담을 주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모든 선생님들이 우리들의 은사님이시기 때문에 일말의 부끄러움도 피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내가 연구 수업을 하게 되었다. 실습 첫 날, 대표 교생으로 뽑히지 않은 것에 안도하고 있었지만, 운명의 장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다행히 나의 교과 지도 선생님이시자 학급 담임 선생님이신 홍선생님께서 참 많은 것을 도와주셨다. 수업 방향 설정부터 각 반의 수업 분위기까지 조언을 해주셨고, 이런저런 말씀들도 많이 해주셨다.

이제 내일 아침 2교시에 1학년 1반 학생들과 함께 연구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바쁜 와중에 잠을 줄여가며 준비했던 결과물을 여러 선생님들 앞에서 평가받게 되는 날이다. 입학 때 면접 시험을 기다리는 심정보다도 더 초조하고, 더 긴장되고 있다.

하지만 은근히 내심으로는 내일 수업을 기대하고 있다. 막연한 설레임이 가슴 밑바닥을 채우고 있다. 첫 수업 때, 뒤에 앉아계시던 교과 선생님의 날카로운 눈빛보다 35명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에 더욱 짜릿해진 경험 때문일까.

흔히 "연구 수업"은 보여주기 위한 수업이라고 말을 한다. 학생들과 미리 연습도 하고, 발표자도 지정해두고, 실제 수업의 내용보다는 화려한 형식을 강조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번 연구 수업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교수-학습의 과정을 고민해볼 수 있었고, 나아가 학생들이 졸지 않는 수업, 국어가 재미있다는걸 느껴볼 수 있는 수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내일 연구 수업을 끝마치고, 종례 시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매점에서 빵과 음료수를 사먹을 생각이다. 우리 학교 매점의 "스콜"과 "페스츄리"는 내가 고딩이었던 시절부터 불멸의 인기품목인데다, 이제 공식적인 교생 수업은 끝이 났으니, 뒷풀이 겸 조촐한 간식 파티라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 떨린다.
어서 녀석들의 똘망똘망한 얼굴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