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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의석이를 생각하면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참고기사 : 오마이뉴스


서울 대광고등학교 3학년 강의석. 이 아이는 현재 자신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락해달라며 45일째 단식중이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단체가 설립한 중고등학교에서 예배참석은 의무적이며 대학교에서도 채플이라는 이름으로 예배참석을 의무화하고 있는 학교들이 많다.

현재 의석이가 주장하고 있는 것은 [나에게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달라.]는 것이다.
분명 우리 나라의 헌법에서는 국민들의 종교적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백히 제시되어 있다.

대학교에서도 채플 시간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않고 있으며, 졸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어엿한 성인임에도 졸업을 위해, 혹은 그저 귀찮아서 자신의 종교적 자유를 적극적으로 학교에 호소하지 않는다. 또한 대학의 경우, 학생들이 "선택해서" 들어온 학교이므로 학교측에서는 [싫으면 우리 학교 왜 왔어?]라는 식의 입장을 내보인다.

의석이는 아직 스무살도 채 되지않은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된 대학생들조차 하기 힘든 일을 혼자 묵묵히 해오고 있다. 그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신념과 자유의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분명히 제시할 줄 아는 학생이다.

의석이의 단식을 놓고, 학교측에도 전교의 자유가 있으며, 오히려 지나친 고집으로 주위 사람들 - 특히 부모님 - 만 고생시키는게 아니냐는 얘기도 간간히 들린다. 학교측은 의석이가 전학은 거부한 채, 예배 참석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다른 학생들에게 그 영향이 미칠까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즉, 의석이가 예배에 참석하지 않게 되면, 같은 학교 학생들 중 상당수가 [종교의 자유]를 들어 예배를 거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학교 설립 취지 -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개신교 재단에서 세운 것이라면 [기독교의 생활화] 비슷한 어떤 것이지 않을까 싶다 - 에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학교측에선 이 점이 가장 두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의석이의 단식을 보며, 나는 그 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를 돌이켜보게 된다. 40일이 넘도록 단식을 할 수 있을만한 신념이 나에게도 있는지, 아니 설령 있었다고 해도 벌써 사회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셨다. 사랑한다는 건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야 비로소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자 하는 학교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딛으려하는, 심지 굳은 어린 학생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