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직후,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중고등학생 때 연휴 앞뒤로 시험기간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미치도록 싫었는데 교사가 되고 보니 살짝 좋아지려고 한다. 녀석들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
시험 문제 출제는 끝냈는데 이번 학기에 급작스레 맡게 된 논술 보충 수업이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 그나마 모인 녀석들이 꽤 열의를 갖고 있어서 뭔가 더 알차게 해주어야 할 것 같은데 아쉬울 때가 많다. 준비시간이 좀 넉넉했다면 조금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을텐데... 아무튼 조만간 논술협의회가 있다고 하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중간 고사가 다가오고, 수행평가도 해야하고, 진도도 빠듯한 나로서는 슬슬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녀석들은 지들 시험이 코 앞인데도 나를 시험에 들게 한다. 지나치게 자유로워진 수업 분위기. 애들이 많이 조는 것 같아서 잠깐 딴 얘기 했다가 진정시키는데 애를 먹었다. 조용히 시킨답시고 나 혼자 설명을 좀 했더니만 또 다 자버린다. 어휴, 이것들을 그냥...
코 앞에서 역정을 내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 돌아서면 또 안쓰럽고... 뭐 그런 마음이다. 한 두 번 큰 소리를 내거나 인상을 쓰거나 눈빛을 쏘아붙이면 제법 얌전한 척 "해주는" 걸로 봐서 그래도 아직은 내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긴 한데 어디까지 금을 그어놓아야 할지 몰라서 난감한 상황이 간혹 생기기 시작했다.
경험이란 건 이럴 때 절실해진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저렇게 하면 좋을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여지없이 빗나갈 때 경험은 빛을 발한다. 연륜이 힘을 보탤 경우 더더욱. 더 많은 선배 교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럴 짬도, 맘도 잘 안생긴다. 언제나 그렇듯이 교사가 문제다.
어쨌든 다행인 것은 이제 녀석들의 오만가지 잡다한 시험에도 제법 의연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생님! 누구 닮았는지 알아냈어요!!"
"(닮은 사람 찾았다는게 한 두 번이었던가. 심드렁하게..) 누구냐, 이번엔?"
"영심이 쫓아다니던 경태요!"
이런 대화를 하다보면 무릎이 꺾인다.
쐐기를 박는 다른 녀석의 칼 같은 한 마디.
"야, 안그래도 키 작아서 서러우신데 그러지마라."
제발.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말아다오. 이. 사랑스런. 녀석들아.
시험 문제 출제는 끝냈는데 이번 학기에 급작스레 맡게 된 논술 보충 수업이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 그나마 모인 녀석들이 꽤 열의를 갖고 있어서 뭔가 더 알차게 해주어야 할 것 같은데 아쉬울 때가 많다. 준비시간이 좀 넉넉했다면 조금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을텐데... 아무튼 조만간 논술협의회가 있다고 하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중간 고사가 다가오고, 수행평가도 해야하고, 진도도 빠듯한 나로서는 슬슬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녀석들은 지들 시험이 코 앞인데도 나를 시험에 들게 한다. 지나치게 자유로워진 수업 분위기. 애들이 많이 조는 것 같아서 잠깐 딴 얘기 했다가 진정시키는데 애를 먹었다. 조용히 시킨답시고 나 혼자 설명을 좀 했더니만 또 다 자버린다. 어휴, 이것들을 그냥...
코 앞에서 역정을 내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 돌아서면 또 안쓰럽고... 뭐 그런 마음이다. 한 두 번 큰 소리를 내거나 인상을 쓰거나 눈빛을 쏘아붙이면 제법 얌전한 척 "해주는" 걸로 봐서 그래도 아직은 내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긴 한데 어디까지 금을 그어놓아야 할지 몰라서 난감한 상황이 간혹 생기기 시작했다.
경험이란 건 이럴 때 절실해진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저렇게 하면 좋을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여지없이 빗나갈 때 경험은 빛을 발한다. 연륜이 힘을 보탤 경우 더더욱. 더 많은 선배 교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럴 짬도, 맘도 잘 안생긴다. 언제나 그렇듯이 교사가 문제다.
어쨌든 다행인 것은 이제 녀석들의 오만가지 잡다한 시험에도 제법 의연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생님! 누구 닮았는지 알아냈어요!!"
"(닮은 사람 찾았다는게 한 두 번이었던가. 심드렁하게..) 누구냐, 이번엔?"
"영심이 쫓아다니던 경태요!"
이런 대화를 하다보면 무릎이 꺾인다.
쐐기를 박는 다른 녀석의 칼 같은 한 마디.
"야, 안그래도 키 작아서 서러우신데 그러지마라."
제발.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말아다오. 이. 사랑스런. 녀석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