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부터 열흘간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그 반 담임 선생님의 개인 사정으로 같은 부서인 내가 잠시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정식 담임이 아닌데도 생각보다 훨씬 마음이 쓰인다.
반 아이 중에 한 명이 이틀 동안 무단결석을 하더니 오늘 오전에 스르륵 교무실에 나타났다.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가슴도 먹먹해지더라. 아버지의 술주정 때문에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단다. 어머니는 보험설계사로 일하시는데 직장암 3기... 수술은 했는데 여전히 힘들어 하시고 가정 형편은 말할 것도 없이 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상태. 무엇보다 가슴 아픈건 이 아이가 학교를 나오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친구 문제 때문이라는 점이다.
수업도 들어가지 않는 반이라 어떤 아이인지 잘 모르겠지만 교무실에서 잠깐 이야기를 해본 것만으로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고, 자신이 원하는 친구의 모습이 확고한 면이 있는데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할만큼 독특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언젠가부터 자신과 어울리는 아이들이 점점 사라져갔고 (본인은 처음에 같이 놀던 아이들이 소위 '노는 학생들'이라서 좀 멀리했는데 그 때즈음이었던 것 같다고 한다.) 요새는 학교에 와도 하루종일 말한마디 편하게 나눌 친구가 없다고 했다.
반 학생들 중에서 조용한 아이 한 명과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길래 우선 그 아이와 좀 더 친해져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직업전문학교로 전학갈 생각도 하고 있단다.) 결석이 많은 건 좋지 않으니 힘들더라도 일단 학교는 나와서 정규수업은 듣고 가라고 했다.
쉬는 시간 틈틈이 교실에 가서 분위기를 살피고 내려왔는데 5교시 끝나고 가보니 이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애들 말로는 점심만 먹고 가버렸다고 한다. 또 며칠 동안은 학교에 나오지 않겠지.. 후아..
내년에는 담임을 맡을 생각인데, "교사의 꽃은 담임"이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나는 어디까지 아이들을 보듬을 수 있을까. 이런 아이들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적어도 어린 새들만큼은 내 가시에 찔려 날아가지 않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겠다.
반 아이 중에 한 명이 이틀 동안 무단결석을 하더니 오늘 오전에 스르륵 교무실에 나타났다.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가슴도 먹먹해지더라. 아버지의 술주정 때문에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단다. 어머니는 보험설계사로 일하시는데 직장암 3기... 수술은 했는데 여전히 힘들어 하시고 가정 형편은 말할 것도 없이 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상태. 무엇보다 가슴 아픈건 이 아이가 학교를 나오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친구 문제 때문이라는 점이다.
수업도 들어가지 않는 반이라 어떤 아이인지 잘 모르겠지만 교무실에서 잠깐 이야기를 해본 것만으로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고, 자신이 원하는 친구의 모습이 확고한 면이 있는데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할만큼 독특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언젠가부터 자신과 어울리는 아이들이 점점 사라져갔고 (본인은 처음에 같이 놀던 아이들이 소위 '노는 학생들'이라서 좀 멀리했는데 그 때즈음이었던 것 같다고 한다.) 요새는 학교에 와도 하루종일 말한마디 편하게 나눌 친구가 없다고 했다.
반 학생들 중에서 조용한 아이 한 명과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길래 우선 그 아이와 좀 더 친해져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직업전문학교로 전학갈 생각도 하고 있단다.) 결석이 많은 건 좋지 않으니 힘들더라도 일단 학교는 나와서 정규수업은 듣고 가라고 했다.
쉬는 시간 틈틈이 교실에 가서 분위기를 살피고 내려왔는데 5교시 끝나고 가보니 이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애들 말로는 점심만 먹고 가버렸다고 한다. 또 며칠 동안은 학교에 나오지 않겠지.. 후아..
내년에는 담임을 맡을 생각인데, "교사의 꽃은 담임"이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나는 어디까지 아이들을 보듬을 수 있을까. 이런 아이들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적어도 어린 새들만큼은 내 가시에 찔려 날아가지 않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