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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전화카드 한 장

전화카드 한 장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땐 / 내게 전화를 하라고
내 손에 꼭 쥐어준 너의 / 전화카드 한 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 말 한마디 /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 전화 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 줄 것이 있노라고
- 노래 : 꽃다지


며칠 전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같았는데, 목소리 듣고 싶었던 날이 그 얼마나 많았는데, 짧은 안부인사 외에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복받치는걸 억지로 참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했더니, "또 울어?"라던 녀석. 지도 울먹거렸으면서...

밖에 나와 담배 한 대 피워물고, 또 피워물고, 또 피워물었는데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났다.
그리곤 이내, 나는 녀석에게 전화카드 한 장 보내줄 수 없고, 편지 한 장 쓰지 못함을 알고,
쓴 침을 억지로 삼켰다. 애꿎은 담배만 뻑뻑 피워대다가 눈알만 시뻘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