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강독 수업을 통해 여러 가지 고전 소설들을 원문으로 읽어보고 있다. 한문 소설은 한자를 하나씩 찾아봐야하는 나름의 고통(!)이 따르지만, 홍길동전과 춘향전 등 익히 들어서 줄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우리의 옛 소설들을 다시 읽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게 아니다.
요즘은 춘향전 완판 84장본(=열녀춘향수절가)를 읽고 있는데 한 쪽, 한 쪽 넘길 때마다 울고, 웃으며 똥꼬에 털났는지 확인하기 바쁘다. 무릇 소설은 줄거리도 중요하지만 그 문체나 표현을 제외하고는 온전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마련이다. 고전 소설들도 예외는 아닌데, 특히 "춘향전" 같은 판소리계 소설의 경우는 그 낱말이나 비유 하나하나가 맛깔스런 창란젓마냥 입에 척척 들러붙는다.
당장 다음 주에 있을 시험 때문에 읽게 된 춘향전이지만, 읽을수록 재미가 있다. 자신의 똥꼬에도 털이 날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사람, 고전이라면 지루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사람, 춘향전은 줄거리도 다 알고, 너무 뻔한 구조라서 시시하다는 사람, 우리의 한글 고전 소설도 세계문학사에서 당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리라 믿는 사람, 기타 모든 한국인 및 한국 문학에 관심있는 외국인에게 일독(一讀)을 권한다.
[세계문학전집 100. 춘향전. 송석욱 옮김. 민음사. 10,000원]
이 책이 비교적 원문에 가깝게 충실히 옮겨놓았고, 완판 84장본과 경판 30장본이 모두 실려있으며 부록으로 [열녀춘향수절가] 영인본도 실려있어 원문 그대로 읽어볼 수도 있다. 장담컨대, 10,000원 안아깝다. 담배 5갑을 아껴 사볼만한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는다.
앞으로 몇 개의 포스트는 이 책에서 발췌한 "내 맘대로 명장면"을 올려볼까 한다. 그 맛을 고스란히 전하려면 문맥을 살피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나의 귀찮음을 극복치 못하여 간략한 소개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그 첫 번째.
너무나도 유명한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타령 중에서, 다모의 명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구절이 있어, 살포시 옮겨본다.
요즘은 춘향전 완판 84장본(=열녀춘향수절가)를 읽고 있는데 한 쪽, 한 쪽 넘길 때마다 울고, 웃으며 똥꼬에 털났는지 확인하기 바쁘다. 무릇 소설은 줄거리도 중요하지만 그 문체나 표현을 제외하고는 온전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마련이다. 고전 소설들도 예외는 아닌데, 특히 "춘향전" 같은 판소리계 소설의 경우는 그 낱말이나 비유 하나하나가 맛깔스런 창란젓마냥 입에 척척 들러붙는다.
당장 다음 주에 있을 시험 때문에 읽게 된 춘향전이지만, 읽을수록 재미가 있다. 자신의 똥꼬에도 털이 날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사람, 고전이라면 지루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사람, 춘향전은 줄거리도 다 알고, 너무 뻔한 구조라서 시시하다는 사람, 우리의 한글 고전 소설도 세계문학사에서 당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리라 믿는 사람, 기타 모든 한국인 및 한국 문학에 관심있는 외국인에게 일독(一讀)을 권한다.
[세계문학전집 100. 춘향전. 송석욱 옮김. 민음사. 10,000원]
이 책이 비교적 원문에 가깝게 충실히 옮겨놓았고, 완판 84장본과 경판 30장본이 모두 실려있으며 부록으로 [열녀춘향수절가] 영인본도 실려있어 원문 그대로 읽어볼 수도 있다. 장담컨대, 10,000원 안아깝다. 담배 5갑을 아껴 사볼만한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는다.
앞으로 몇 개의 포스트는 이 책에서 발췌한 "내 맘대로 명장면"을 올려볼까 한다. 그 맛을 고스란히 전하려면 문맥을 살피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나의 귀찮음을 극복치 못하여 간략한 소개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그 첫 번째.
너무나도 유명한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타령 중에서, 다모의 명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구절이 있어, 살포시 옮겨본다.
(춘향과 몽룡, 홀랑 벗고 사랑놀음하다)
"이애 춘향아 이리 와 업히거라"
춘향이 부끄러워하니,
"부끄럽기는 무엇이 부끄러워. 이왕에 다 아는 바니 어서 와 업히거라."
춘향을 업고 추켜올리며,
"아따 그 계집아이 똥집 장히 무겁다. 네가 내 등에 업히니까 마음이 어떠하냐?"
"엄청나게 좋소이다."
"좋냐?"
"좋아요."
"나도 좋다."
(후략)
"이애 춘향아 이리 와 업히거라"
춘향이 부끄러워하니,
"부끄럽기는 무엇이 부끄러워. 이왕에 다 아는 바니 어서 와 업히거라."
춘향을 업고 추켜올리며,
"아따 그 계집아이 똥집 장히 무겁다. 네가 내 등에 업히니까 마음이 어떠하냐?"
"엄청나게 좋소이다."
"좋냐?"
"좋아요."
"나도 좋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