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카드 한 장 전화카드 한 장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땐 / 내게 전화를 하라고 내 손에 꼭 쥐어준 너의 / 전화카드 한 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 말 한마디 /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 전화 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 줄 것이 있노라고 - 노래 : 꽃다지 며칠 전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같았는데, 목소리 듣고 싶었던 날이 그 얼마나 많았는데, 짧은 안부인사 외에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복받치는걸 억지로 참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했더니, "또 울어?"라던 녀석. 지도 울먹거렸으면서... 밖에 나와 담배 한 대 .. 하루 또 하루 8월도 벌써 반이 지났구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주간의 방학도 벌써 끝이 보인다. 지난 2주 동안 어지러이 살았다. 딱히 해놓은 일은 없는데 시간이 너무 잘 지나가버려서 언제나처럼 아쉬움만 가득한 방학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즐거운 일들이 더 많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려나... 이제 슬슬 개학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원래 방학 중에 마쳐야 했던 일들도 꽤 있는데 미루어 버렸기 때문. 점점 게을러져서 문제긴 한데 서두를거 뭐 있나 싶다. 언제 해도 할 일들, 조금씩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지뭐. (라고 말하지만 게으름에 대한 핑계에 불과하다는걸 나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부끄럽다;) 블로그에도 글을 자주 써야겠다. 갈수록 RSS를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는데 은근히 미안해질 때가 많다. 그러고.. 여름방학 준비 이번주 금요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이번에도 여름방학은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 같다. 방학식 후 바로 다음주 월요일부터 2주간 보충수업을 하고, 학교신문을 만들어야하고, 일직근무를 하고, 1박 2일간 학생회 간부수련회에 다녀오고, 방학 중 연합교외생활지도에 참석해야한다. 참, 7월말부터 논술 관련 원격 연수도 받는구나. 실질적인 휴식 기간은 약 5일 정도. 이번 보충수업을 위해서 특별한 교재를 준비했다. 작년에 사회과 선생님이 직접 수업해보고 꽤 반응이 좋았다는 소리에 솔깃해서 무턱대고 도전한 그것. 바로 비문학 1000문제 풀이! 각종 기출 문제와 온갖 문제들을 이리저리 모아서 겨우 1000문제를 완성했다. 오늘 새벽에서야 편집을 끝냈는데 이제 한동안은 모니터만 봐도 속이 울렁거릴 것 같다. (과목.. 학생부로 와서 불어! 요즘 우리 학교 학생부에서는 아침마다 진풍경이 벌어진다. 남여 학생 십여명이 주욱 줄을 서서 손가락 하나 정도만한 종이 막대를 하나씩 들고 자기 순서를 기다린다. 그리고는... 흡.연.측.정! 얼마전 학교에서 흡연측정기를 한 대 장만했다. 종이막대(마우스피스)를 끼우고 숨을 한 번 크게 훅~ 불면 일산화탄소 농도가 표시되어 흡연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대상 학생은 학교에서 담배 피우다 걸려서 처벌받은 적이 있는 학생과 금연을 신청한 학생인데 매일 등교할 때와 하교할 때 한 번씩 '불고' 간다. 확실히 흡연측정기를 구입한 뒤로 학생부 선생님들이 금연 지도를 하기가 훨씬 수월해진 것 같다. 지금까지는 심증은 가는데 물증은 없는 상황에서는 "너, 담배 피웠지?"라고 윽박지르는 게 전부였으나 요즘은 큰.. 나는야 아방가르드 아방가르드 취향, 과격하게 창의적인 아방가르드 취향 극히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시대를 뛰어넘은 콘텐트를 선호하는 취향 테스트 : http://idsolution.birdryoo.com/index.php + 좋게 말해서 아방가르드.. 가는 비 온다 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오늘은 비가 시원하게 쏟아졌다. 교무실에 앉아 나뭇잎에 후둑거리는 빗소리를 듣다가 오늘 같은 날, 녀석들과 함께 시 한 편, 같이 읽으면 좋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종이에 옮겨적었다. 이 녀석들, 맨날 밑줄치고 동그라미치고, 소재 찾고 주제 찾느라 시 한 편 제대로 읽어본 적 있었을까. 내 탓도 있을게다. 기말고사 진도 빠듯하다는 핑계로 "자, 여기 밑줄쳐봐. 이런걸 뭐라고 하지? 그래, 반어!"라며 떠들어댔으니... 인사를 하고 아무말없이 칠판에 시를 적기 시작했다. 등 뒤로 들려오는 한 마디... "선생.. 딸 같은 아들 나는 우리 아부지를 많이 닮았다. 닮고 싶지 않은 것도 많은데 남들은 천상 부자지간이랜다. 마음이 여리고 눈물이 많다. 그리고 소심하다. 오늘은 간만에 족발에 소주 한 잔 기울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도원에 간 동생 이야기를 하며 온 식구가 눈물을 죽죽 짜냈다. 한참을 펑펑 쏟아내고는 밖으로 나와 담배를 한 대 피워물었다. 그래, 지금 우리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나다. 나라도 기운내야하지 않겠나. 야밤에 담배 한 개비 훌쩍훌쩍 피워대고 있자니 눈물먹은 별도 별사탕같더라. 아부지의 등짝을 냅다 치면서 "에구, 울아부지 왜이렇게 약해요"했더니 또 울먹이시며 "지는?! 지도 강한 척 하면서..."라며 벌개진 두 눈으로 쏘아보셨다. 언제부터인가 울아빠, 울아부지, 우리 아버지의 어깨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했다. .. 오늘도 맘껏 행복했으면 선생님 >.< 힘내세요♡ - XX 수업시간에 동생이 수도회에 들어가서 마음이 울적하다고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늘어놓았었다. 쉬는 시간에 찾아온 학생이 내게 툭 내밀고 간 커피. 언제나 서로 잡아먹을듯이 강한(!) 농담을 주고 받던 아이여서 그랬을까. 가슴 한구석이 찡해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내 짐작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고맙고 또 고마운 녀석... 이전 1 ··· 5 6 7 8 9 10 11 ··· 75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