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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넓히기 결혼한 이후로, 답답하거나 짜증이 날 때면 아내를 떠올린다. 조금 진정이 된다. 그리고 집에 가서 아내를 본다. 많은 말이 오가지 않아도 그저 마음이 편안해진다. 비좁았던 내 마음터가 한 뼘쯤 넓어지는 기분이 된다. 오늘은 일찍 집에 가고 싶은데, 야자 감독중이다.
I was meant to lead the revolution, not teach gyuhang.net에 올라온 그림엽서 한 장. 올해 고3 담임을 맡게 되었다.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게 될 한 해가 될 것 같다. 우리 반 아이들에 대한 것은 물론, 나 자신에 대해서도. 「학교와 계급재생산」 을 교재로 개설되었던 교직 과목을 이수할 때만 해도 내가 교사가 될 줄은 몰랐었다. 그리고 벌써 5년차. 뜻하지 않은 부대낌 속에서 여전히 갈등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이 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등학교에서, 입시라는 거대한 욕망의 코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올해의 끝자락에서는 조그마한 실마리라도 찾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어른인가보다, 밥도 해먹고. 얼마 전, 결혼을 했다. 온갖 일을 치르고나니 이제 나도 어른인가 싶기도 하다. 먼저 해본 사람들은 아이를 낳기 전까진 아직 어른 취급 받을 생각은 말라고 하는데, 그래도 나는 뭔가 큰 일을 해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밥을 해먹을 사람이 있어서 즐겁고 유쾌하다. 이렇게 차려 먹었다. 심지어 아침마저도 챙겨 먹었다. 샐러드와 함께. 양가에서 주신 반찬들이 대부분이지만 아내가 특별히 만들어준 메추리알 조림이 제일 맛있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특별 소스를 얹어 구워준 한우 등심 구이. 그리고 깔끔한 월남쌈까지. 아내는 결국 손까지 베어버렸다. 피가 잘 멎지 않아서 결국 병원에 가 꿰맸다. 많이 미안했다. 그래도 맛난 음식은 계속 차려졌다. 이제 나도 콩나물국을 시원하게 만들 수 ..
신혼 어드벤쳐 8th. Goodbye, Yellowknife~! Yellowknife를 떠나, Vancouver를 향했다. 우리 신혼여행의 마지막 밤을 위하여. 숙소는 훌륭했다. Fairmont Pacific Rim. 간단한 간식을 수시로 먹을 수 있는 라운지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고, 개인 안내원이 항상 대기중이었다. 심지어, 외출하고 돌아왔더니 이 호텔의 한국인 직원이 도움이 필요하면 찾으라며 한국어로 음성 메시지를 남겨두었더라. 언제 또 이런 곳에서 머물 수 있을까. 경치를 즐기며 간식을 먹었다. 아침도 여기에서 먹었는데 메뉴도 다양하고 맛도 좋았다. 벤쿠버 시내 구경을 나갔다. 한국인들이 많아서 깜짝 놀랬다. 알고보니 유학이나 이민 온 사람들이 많은 동네란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우리 동네 분위기였다. 해질 때까지 ..
신혼 어드벤쳐 7th. 여전히 영하30도를 넘는 혹한 속에 길을 나섰다. 얼어붙은 시내를 가로질러, 우리가 향한 곳은... Bullock's Bistro !!! 푸근한 주인 아저씨, 동네 사랑방 같은 인테리어,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생선요리! hallibut을 추천해줬는데 메뉴판에 가격표가 '싯가'로 붙어있어서 걱정(!)을 좀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저렴했고, 캐나다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맥주도 골라달라고 해서 추천해준 걸로 마셨는데 색다른 맛이었음. 이 집을 진작 와보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워서 아내와 함께 통분에 잠겼다. 어느새 저녁이 되고, 우린 다시 오로라를 보러 가기 위해 준비를 서둘렀다. 오로라를 보러 갈 때 챙겨입은 것들. 파란 겉옷과 두꺼운 설상화는 오로라빌리지에서 빌린 것. 첫날에는 빌리지 ..
신혼 어드벤처 6th. 숙소 1층 카페에서 아점을 먹었다. 역시 이 동네 음식도 질 보다는 양. 결혼과 함께 담배를 쉬는 바람에 탄산음료를 많이 마셨다. 그 중에 압권은 이것. 부광 치약 맛이다. ㅡ,.ㅡ;; 동네 슈퍼에서 팔던 알 초코렛. 안에 심슨 인형이 들어있어서 샀다. 얼굴이 못생겨서 뒷통수만 찍음. 저녁을 먹고, 다시 오로라 마을로! 첫째 날보다 날이 흐려서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조촐한 야식. 일본에서 사온 라면과 맥주. 우동면은 맛있었는데 저 라면은 먹고나서 많이 후회했다.
신혼 어드벤처 5th. Edmonton에서 Westjet을 타고 Yellowknife로 출발! 허름한 창고 같은 공항. 우리나라 시골 차부 같은 느낌이었다. 비행기에서 직접 내려서 차부(?!)로 갔다. 낮 12시에 현재 온도가 영하35도. 강원도 인제 원통 최전방에서 근무할 때보다도 심한 추위. 숨을 들이쉬면 콧속이 바싹 말라버린다. 내가 춥다고 느끼기도 전에 몸의 수분이 먼저 얼어버리는 느낌. 춥고 배고프던 차에 발견한 일식집.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캐나다 음식에 지쳐있던터라 아주 반가웠다. 대낮에 벌겋게 떠 있는 달을 보며 북반구의 한겨울을 또 한번 실감했다. 그리고 밤이 되었고, 드디어... THIS IS THE NORTHERN LIGHT! 이렇게 껴입고, 저런 의자에 앉아서 감상. 우리는 '신혼여행'중. ^^ (저 붉..
신혼 어드벤처 4th. 2인용 객실. 화장실과 세면대도 갖추어져 있다. 호출벨을 누르면 직원이 와서 2층 침대칸'으로 변신시켜 준다. 열차 뒷편에 마련된 돔. 2층에서 외부 풍경을 볼 수 있다. 돔에서 받은 와인과 안주. 기차 맨 뒤에 동그란 라운지가 있고, 돔과 연결되어 있다. 라운지에서는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러주는 초대가수(?!)가 있었고, 사람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하늘에는 별이 스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가볍게 와인 한 잔. 캬아~ 다음날 아침. 식당칸에서 맛있는 아침을 먹고 왔다. 차창 밖으로 내내 이런 풍경들이 지나갔다. 낮에 본 돔. 앞자리에서 즐기려면 일찍 와야 한다. 우리가 한참을 뒤에서 놀고 있었더니 앞에 있던 노부부가 우리에게 앞자리를 양보해주었다. 흔쾌히 ..